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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저소득 국가에 백신 '최대 2배' 비싸게 팔았다


NYT 보도…부국 공급비중은 가장 커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부유한 국가 위주로만 백신을 판매하면서 상대적 빈곤국엔 적은 물량을 더 비싼 값에 팔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에 대해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중 부자 나라들에 대한 백신 공급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라며 "부국에만 백신을 수출하고 가난한 나라를 외면한다" 강하게 비판했다.

NYT에 따르면 모더나와의 개별 구매 계약 정보가 공개된 23개국(유럽연합 포함) 중 저소득 국가는 한 곳도 없다. 23개국 중 필리핀만이 중저소득국으로 분류된다. 세계은행이 저소득 국가로 분류한 나라들에 수출된 모더나 백신은 총 90만회 투여분에 불과하다. 화이자 백신(840만회분), 얀센 백신(2천500만회분)에 반의 반도 안 되는 수치다.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

지금까지 코백스가 받은 모더나 백신 수천만 회분은 모두 미 연방정부가 기부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모더나가 중간소득 국가에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례또한 많다고 NYT는 지적했다. 공급 일정을 일방적으로 지연하고, 선진국보다 더 비싼 값에 백신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백신 1회분 가격을 미국에는 15∼16.50달러, 유럽연합(EU)에는 22.60∼25.50달러로 각각 책정한 모더나는 세계은행 분류상 중상소득 국가인 보츠와나, 태국, 콜롬비아에는 27∼30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당 30달러에 계약한 콜롬비아의 페르난도 루이스 보건장관은 "우리 정부가 주문한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비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마저도 태국에서는 백신 물량 인도가 내년에나 시작될 예정이고, 8월부터 시작한다던 보츠와나 수출분은 아직 하나도 도착하지 않았다. 콜롬비아 역시 6월 초로 예정된 모더나 백신 도착이 8월로 늦어졌다.

반면 화이자는 12개 중상소득 국가와 5개 중저소득 국가, 1개 저소득국에 백신을 할인 판매하기로 계약해 모더나와 대조를 보였다.

톰 프리든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그들(모더나)은 투자 수익 극대화 외에는 아무런 책임이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백신 연구와 임상시험 과정에서 연방정부로부터 13억 달러(약 1조5천억원)의 거액과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 과학자들의 지원을 받았던 모더나가 정부의 글로벌 백신 공급 노력을 외면하는 데에 실망감이 크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모더나는 백신 생산량을 늘려 내년 저소득 국가에 10억 회분을 공급하고, 아프리카에 백신 공장을 세우겠다는 대책을 부랴부랴 내놨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전일 NYT 인터뷰에서 "모더나 백신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공급되지 못해 슬프다"면서도 "그러나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모더나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200억달러(24조원)다. 2년 전 6천만 달러 수준이던 이익은 올해 14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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