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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재판매·제4이통 "쉽지 않네"


재판매 사업성 불확실…KMI도 험로 들어서

이동통신 시장의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던 재판매(MVNO)와 제4 이동통신사업자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 LG U+ 등 3사 체제가 당분간 굳건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하반기 통신 시장 최대 이슈로 꼽혔던 MVNO는 도매대가 할인율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 방송통신위원회의 할인율 기본안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통시장 3강 구도를 깰 기대주로 꼽혔던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역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요 주주가 교체되면서 방통위가 허가 자체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재판매나 제4이동통신 사업을 통해 '서비스 기반 경쟁 시대를 열겠다'는 방통위의 장담이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국케이블텔레콤·온세텔레콤 등 재판매 추진...사업성 논란

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열고, 도매제공 대가 산정에 관한 기준(고시)을 보고받았다.

▲아무런 설비를 갖추지 않은 단순 재판매(MVNO)는 소매요금에서 31%를 할인하고 ▲과금시스템이나 가입자위치등록기(HLR) 중 1~2개만 갖추는 부분 재판매(MVNO)는 32%~42% ▲과금시스템과 가입자위치등록기, 관문교환기(MSC, CGS) 등의 유선 설비를 갖춘 완전 재판매(MVNO)는 44%의 할인율으로 하되, 구체적인 대가는 사업자간 협상을 통해 결정토록 했다.

또한 ▲동시에 연말까지 다량 구매 할인(볼륨 디스카운트) 기준을 만들어 설비를 보유한 완전 재판매의 할인율은 커질 수 있도록 했으며 ▲데이터 전용 재판매 업체의 도매대가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연말까지 만들기로 했다.

재판매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으로 부터 망을 빌려 사업하는 한국케이블텔레콤이나 온세텔레콤 등은 별정4호의 지위를 갖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12개의 기존 별정통신 2호 업체보다 강력한 소비자 보호 의무를 지게 된다.

또한 완전 재판매 업체의 경우 접속설비가 있는 만큼, 원한다면 KT나 LG U+와 상호접속 방식으로 호를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 노영규 통신정책국장은 "재판매 업체 난립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재판매 업체의 진입을 도와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량 구매 할인율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최영진 과장은 "방통위 가이드라인에는 재판매 의무제공사업자(SK텔레콤)와 준비업체(한국케이블텔레콤 등) 모두 불만이 있었다"면서 "시장 상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다량 통화량 할인을 통해 탄력적으로 적용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 KT가 KTF 서비스를 재판매 할 때 가입자 300만 명이 됐을 때 9%의 디스카운트를 받은 적이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완전 재판매의 경우 44%에서 시작해 다량 통화량 할인 기준에 따라 할인율이 7%, 8%. 9% 등으로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매 준비업체들은 방통위안 대로라면 사업성이 없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지나친 특혜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케이블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20% 정도 저렴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기준으로 했을 때, 44% 할인율은 사업이 불가능하다"면서 "어느 정도로 다량 통화량 할인이 가능할 지 알 수 없으며, 사업을 하려면 최소한 55%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 개정을 통해 현재 소매요금에서 회피가능비용을 차감해 산정하는 도매제공 대가 산정 기준을 원가기반(코스트플러스)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도높게 주장하고 있다.

한국케이블텔레콤 관계자는 "소매요금 기준 방식(리테일마이너스)의 가장 큰 문제는 재판매 사업자의 원가가 매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SK텔레콤의 요금정책이나 단말기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 산정 규모에 따라 재판매 업체의 사업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텔레콤측은 "방통위의 도매대가 제공안은 해외사례와 제도도입 취지 등을 고려했을 때 MVNO에게 지나친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영국, 프랑스, 일본, 덴마크 등 해외 주요국가 할인율은 소매요금 대비 평균 32%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나친 특혜로 재판매 사업자가 양산될 경우 미국 MVNO인 Amp'd mobile처럼 청소년 대상 무리한 마케팅으로 체납자 양산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다 결국 파산하는 등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방통위 "제4 이통사 신중히 검토"

이동통신 재판매의 사업성이 의심되는 상황인 가운데, 직접 전국에 망을 깔고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역시 험로를 가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KMI의 최대주주 등 주요 주주구성 변경 신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뒤, 기술적·재정적 능력과 사업수행 의지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지 철저히 검증해 허가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했다.

KMI는 자본금 규모 4천100억원에서 4천600억으로 증액했으며, 탈퇴 주주는 최다 주주 삼영홀딩스 등 5개 주주(2천억원, 49.5%)이고 신규 주주는 18개 주주(2천500억원, 54.6%)다.

최영진 과장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주요 주주의 변동은 중요한 사항인 만큼 신중히 보고 있으며, 9월 6일 보정서류가 제출된 만큼 허가 심사 기간도 9월 6일부터 다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정책국의 사업자 허가 심사와 주파수 할당 심사를 병합해 하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기간통신사업자 허가 심사에서 주요 주주를 바꾼 경우는 없었으며 법과 원칙에 맞게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간통신사업 허가 심사는 허가신청적격심사와 허가 심사로 나눠지며, 현재는 허가신청적격심사를 준비중인 상황이나 향후 허가신청적격심사이후 주주구성을 바꾼다면 이는 부적격 사례"라고 덧붙였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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