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과 다투는 건 기업에 손해"


KT 이영렬 상무, 국제 학술지에 논문 게재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인터넷 상의 소통이 늘면서 기업들도 자체 온라인 홍보 인력을 두는 등 관심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기업이 인터넷 상에서 악플과 다투는 것은 비효과적이며, 인터넷 루머에는 권위있는 제 3자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심각한 문제일 지라도 책임이 있을 때 솔직히 사과하면 명성을 보호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KT 코포레이트센터에서 기획업무를 하는이영렬 상무는 최근 국제 학술지(SSCI : Social Science Citation Index, 사회과학 인용색인)에 인터넷 댓글 공격에 대한 대응 방법을 다룬 논문을 게재했다.

이 상무는 최근 저명 학술지인 'Computers in Behavior'에 "온라인 입소문을 자극하는 요인과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한 실증 연구(An Empirical investigation of electronic word-of-mouth: Informational motive and corporative response strategy)"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한국의 대학생 634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상의 실험을 토대로 인터넷 상의 소비자 불평 글에 대한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이 상무가 제1저자, 송석우 미국 웨버주립대(Weber State University) 교수가 공저자이다. 이 상무는 중앙일보에서 19년 동안 기자생활을 한 뒤 KT에 입사해 미디어본부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Managing Consumers Online Complaints'라는 제목의 영문 연구보고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인터넷상에서 악플러와 다투는 건 비효과적

인터넷 상에서 악플러에게 "우리는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제 3자에게 돌리거나 불평자의 숨은 의도를 공격하는 것은 기업 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5점 척도에서 1.75점).

기업으로선 사실을 근거로 불평자의 의도나 거짓을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불평글 게시자는 자기 체면을 지키기 위해 아전인수 격으로 반박한다. 이를 읽는 네티즌이 이런 반박 글에 접하면 사실관계를 논리적으로 따지기 보다 감정적으로 반응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상무는 기업이 불평 글에 접해서 온라인 채팅에 참가하는 것처럼 대응하면 불길 속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르쇠' 대응도 나쁜 평가

일부 기업은 인터넷에서의 섣부른 대응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몰라 아예 대응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평 글을 올린 소비자나 네티즌은 무대응에 대해서도 나쁜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1.87점)

이영렬 상무는 기업이 온라인 댓글에 '전략적 침묵'을 해야 할 때는 기업의 공식 대응이 보상액 결정 등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거나 악화시킬 경우로만 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책임있을 때 사과하면 명성 보호

반면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거나 보상을 함께 약속할 경우 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3.27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평 글에 대해 즉각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보상이나 시정조치를 약속하는 경우, 네티즌은 기업을 더 좋게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지못해 하는 어정쩡한 사과나 부분적인 보상 약속은 역풍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클릭 하나로 끈질기게 기업을 괴롭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문제에 대한 책임이 없을 때도 소비자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면서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

◆네티즌은 댓글 방향에 민감

이와함께 네티즌들이 문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메시지의 생생함(구체성 정도 및 사진 첨부) 뿐 아니라 특정 방향의 댓글이 얼마나 달려 있는지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실증됐다.

그런데 특정 방향의 댓글이 달린 정도가 높을 때는 메시지가 생생하게 쓰여졌든, 그렇지 않든 관계 없이 문제에 대한 책임소재가 댓글 방향과 관련해 판단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이 상무는 기업이 대응 전략을 선택할 때는 댓글의 지지 정도(컨센서스)를 주요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렬 상무는 "사실이 잘못된 경우나 루머가 발생했을 때는 즉각적으로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면서 "권위 있는 전문가 기관 등 제 3자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은 불평글 게시자 뿐 아니라 댓글을 다는 네티즌이 같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네티즌의 심리를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면서 "기업이 적절한 메시지로 대응할 경우 명성을 보호하는 것으로 실증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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