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인터넷 '자율규제'로 선회하나


김성조 "외부서 만들기보단 자율적으로 해야"

'사이버 모욕죄' 등 입법을 통해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직접규제를 주장했던 여당 내부에서 '자율규제'로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직접 규제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정부여당의 정책방향에 어떻게 반영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와 주한 영국대사관은 공동 주최로 28일 국회에서 '디지털시대 표현의 자유-국제사회 인터넷 자율규제의 새로운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그네의 외투를 바람으로 벗길 순 없고 오히려 바람이 찰수록 옷깃을 더 여밀 뿐"이라며 "사이버 테러 등 부작용을 개선해야 하지만 교육과 자율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 근원적 처방"이라고 인터넷 규제 해법을 제시했다.

김 정책위의장도 '사이버모욕죄'와 '셧다운제(인터넷·게임 사용시간 제한)' 등 여권 내부에서 논의 중인 인터넷 규제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와 관련, 인사말을 통해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 등 많은 규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외부에서 만들기보단 자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논의로 자율적 규제의 폭과 효율성을 높여 외부(정부)에서 간섭하는 규제의 폭을 대폭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나라당 정두언 국민소통위원장도 "인터넷이 소통보다는 불신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부정적 우려와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규제가 맞는지는 의문"이라며 "영국과 미국 등의 자율규제 현황을 알고 서로 장점을 배우면서 상호 발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자율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내외 인사들도 정부의 인터넷 정책 방향이 자율규제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마틴 유든(Martin Uden) 주한영국대사는 "정치인들에게 인터넷 관련 규정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개개인들이 사생활을 면밀히 관찰하고 잇는 '빅 브라더(big brother)'로부터의 감시를 받지 않을 권리"라면서 정부의 지나친 인터넷 규제가 사생활 권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커(John Carr) EU연합 전문자문관도 영국의 인터넷 규제 사례를 소개하면서 "테러리즘, 음란물, 인종차별적 자료에 관한 법률은 있으나 그 밖의 정치적 문제 등 다른 점에 있어선 인터넷을 통해 넓게는 정치인, 좁게는 정부의 면밀한 검토 및 책임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인터넷 언론 규제 최소화를 강조했다.

김유승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인터넷 규제 방안으로 정부와 업체,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삼발이형 공동규제' 모델을 제시하면서 "국제적 수준에서 각 주체들의 자율규제 노력과 정부, 규제당국의 공동협력을 틀로 하는 다중주체, 다중규제 방식의 공동규제 모델이 가장 근접한 답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와 관련, "인터넷 자율규제에 관한 논의는 그 간의 정부 주도의 인터넷 콘텐츠 규제가 정당성, 효율성 양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아왔던 점에 비춰 합리적인 인터넷 콘텐츠 규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사회는 인터넷 자율규제에 대한 정부영역의 긍정적 인식전환과 자율규제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영역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정부의 인식전환 및 노력을 촉구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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