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패'로 네트워크 새 문화 만든다


네트워크 기기로 돌아온 양덕준 민트패스 대표

그 흔한 사장 명패도 없다. 한쪽 벽면은 꽉 짜인 일정표 대신 낙서가 가득한 화이트보드가 채웠다. 방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나무 책상 뒤로 보라색 티셔츠에 회색 카디건, 헐렁한 청바지를 걸친 양덕준 민트패스 대표가 앉아 있었다.

지난 12일 민트패스 본사에서 만난 양덕준 대표는 LP전용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한 손으로는 민트패드를 만지작거렸다.

◆"네트워크로 쉽고 재미있게"

양 대표가 6개월만에 컴백하며 들고 온 민트패드는 기존의 MP3플레이어나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같은 콘텐츠 플레이어에 속하지 않는 신개념의 네트워크 기기다.

이러한 이유에서 양 대표는 무엇으로 이름을 붙일까 고민하다 메모장의 패드와 사명을 연결해 '민트패드'로 결정했다. 발빠른 네티즌들은 벌써 '민패'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민트패드는 본격적인 네트워크 제품입니다. 기존 제품은 단말에 와이브로나 와이파이를 달았을 뿐이지만, 민트패드는 네트워크를 연결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제시하기 때문이죠."

기술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민트패드는 전혀 새로운 기기가 아니지만, 새로운 문화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갖고 네트워크로 연결했을 뿐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즐길지 쉽게 풀어주기 때문.

"민트패드는 책장을 넘기거나 제품을 흔들어 쉽게 조작할 수 있고,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용자와 콘텐츠를 주고받으면서 즐길 수 있어요. 일일히 버튼을 찾아 누르거나 다운로드 받느라 힘들일 필요가 없어요."

컨버전스 시대, 다양한 기능에 오히려 소외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인식 하에 '무조건 쉽고 재미있게'를 민트패드의 철학으로 삼았다는 것.

양 대표는 최문규 부사장과 함께 민트패스로 채팅을 하거나 사진과 글을 PC없이도 웹과 연동해 블로그에 바로 올리는 것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이제는 플랫폼 싸움"

그러나 양덕준 대표로서도 민트패드가 본격화될 네트워크 시대를 맞는 첫 시작에 불과하다. 양 대표는 '좋으나 싫으나' 네트워크를 둘러싼 플랫폼 싸움으로 다시 한번 애플과 맞붙게 된다.

레인콤 시절 양 대표는 아이리버의 신화를 이뤘으나, 글로벌 기업 애플과의 싸움에서 진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아이리버'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모두 '누가 게임의 룰을 바꿨느냐'에서 찾았다.

"레인콤도 후발주자였지만 모두 MP3플레이어를 기술로만 바라볼 때 디자인에 초점을 둬 게임의 룰을 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반대로 규모의 게임에서 글로벌 기업이 들어오면 다른 전략으로 나가야 되는데, 맞불작전으로 나갔던 게 실패의 요인었죠."

그러나 이번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구글, 애플 등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지금 네트워크에 대한 통합 플랫폼 기준을 빨리 세워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콘텐츠 플레이어가 아닌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네트워크 기기는 종전의 MP3플레이어 이상의 파괴력을 갖게 될 겁니다."

차기 제품은 와이브로와 3G를 접목한 통신 단말기를 준비 중으로 해외 이동통신사와는 이미 협의에 들어갔다.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통용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웹과 연결해 로컬화된 문화패턴을 찾아가고, 핵심역량인 기획과 디자인 외에는 외국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아웃소싱을 많이 할 계획이다.

가깝게는 스크린 크기를 다양화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문화적 요소를 추가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민트패드는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술이 많습니다. 소비자들을 즐겁게 해줄 '펀웨어'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계속 진화시킬 계획입니다."

민트패드로 또다른 게임의 룰을 만들어가겠다는 양 대표의 각오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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