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호 "민영미디어렙보다는 광고시장 활성화가 중요"


경기 침체 속 광고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돼야

방석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이 12일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들을 만나 재임기간 동안 융합에 따른 국가 아젠다 설정과 함께, 최악의 경기 침체속에서 광고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석호 원장은 '88년 KISDI 창립멤버로 활동하다 KBS 이사를 거쳤으며 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측 위원 후보로도 거명됐다.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전문가라는 평가지만, 최근에는 방송학회 등 언론학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융합 자체로는 아젠다 안 돼...정통부 몰락은 필요성 부각못해서

방석호 원장은 KISDI의 역할은 방송통신융합에 따른 국가 아젠다 설정이라고 강조했다.

방 원장은 "80년대에는 전산화가 90년대에는 정보화가 화두였지만 2000년 이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의 이데올로기가 없다"면서 "(진대제 장관 시절) 유비쿼터스를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너무 추상적이고 손에 잡히지 않아 국가적인 아젠다가 되기 어렵다. 정통부가 없어진 것도 있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키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통신위도 융합을 말하지만 융합은 하나의 현상이고, 정책이 각론으로 간다"며 "지금부터라도 융합이 우리 경제와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정부 정책의 다양한 논의에서 방통융합이 한 꼭지 들어가야 생존이 가능하다. 이런 논리를 연구원이 개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위기 속에서 방송통신융합으로 우리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 지 설명해 내지 못하면, 방송통신위원회 위상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방석호 원장은 최근 미래산업연구실 같은 산업정책 조직을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과 통폐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반대했다. "방송통신위가 규제기관이어서 산업정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산업정책 없이 규제를 잘 할 수는 없다"면서 "지경부 산하 산업연구원은 '글로벌미디어그룹 보고서'만 봐도 우리 원의 연구원 수준 밖에 안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영미디어렙보다 광고시장 활성화가 중요

방석호 원장은 민영미디어렙 도입과 관련해서도 색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민영미디어렙은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말 도입을, 문화체육관광부는 종교방송사 들의 현실을 감안한 속도조절론(2012년 도입)을 펴고 있다.

지난 달 청와대가 두 부처 차관급을 불러 회의한 내용이 국회에서 공개되면서 잡음이 일자, 정부내에서도 민영미디어렙 도입 열기가 식고 있는 분위기다.

방석호 원장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개혁과 민영미디어렙은 별개의 문제이고, 2009년 민영미디어렙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광고시장에 대한 고민과 이에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 지상파와 유료방송, 인터넷, 신문 광고가 줄고 있는 요즘 전체 광고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 원장은 "광고시장을 분석하려 해도 광고단가에 대한 통계나 데이터베이스(DB)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어렵다"고 토로했다.

◆국책연구기관 구조조정 시간걸려...언론학계와 마찰은 오해

방석호 원장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23개 출연연구기관의 통폐합 논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종합연구원 개념의 국가전략원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으며, 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있어 이를 없애고 각부처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11월 말 의원입법을 추진중이나 정무위 위원들이 산하기관 숫자를 줄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총리실에서는 부처간 합의가 안되니 의원입법으로 하려 한다"고 전했다.

방석호 원장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폐지되고 담당 부처 밑으로 가면 독립성을 해칠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산의 종속변수가 문제일 수 있지만,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수정하지는 않는다. KISDI 예산 중 70%정도는 정부에서 과제로 받는데 방통위와 업무협의를 하면서 디테일하게 논의하니 어느정도 과제 수행전에 업무 협의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지만 "총리실에서 받는 '기본연구과제' 같은 프로젝트는 2~3천만원을 받는 데 기관 평가 자료나 원장 보너스 자료로 활용해 이것도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총리실 아래 있으면 외풍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자율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련 법이 개정되면 내년 중으로 방송통신정책연구원으로 이름이 바뀔 것으로 봤다.

최근 방송학회나 언론정보학회와의 갈등은 오해가 있었다는 말로 대신했다.

방석호 원장은 "방송학회는 집행부가 11월 15일자로 바뀌어 조심스럽지만사실 국책연구기관은 공동학술행사를 하면 내용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별로 하지 않는다"며 "실무자 협의과정에서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방석호 원장은 KISDI 취임이후 방송규제 관련 8회 연속 세미나를 여는 등 정부 정책의 전위대가 아니냐는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이에대해 그는 "방송규제와 관련 총론이 아니라 각론적인 이야기를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의미였다"면서 "8회 세미나는 계속할 것이고, 종합보고서를 낼 생각이지만, 방통위에 보고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방식으로 종합보고서를 낼 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통신의 법과 제도는 수출한다...방송은 이제 시작

방석호 원장은 "콜럼비아 정보통신국장급 20명이 교육받고 있고, 파라과이나 남아공 등에 통신의 법과 제도를 수출하는 등 통신은 자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통신의 국정과제도 규제완화인데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다. 지난 정부 규제개혁단에서도 통신규제완화를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KISDI는 1년 예산 240억원중 SK텔레콤과 KT에서 20억원 정도의 용역과제를 받는다. SK텔레콤 인도네시아 진출방안에 대해 KT 중국 시장 진출 방안에 대해 용역을 수행했다. 방 원장은 "국책연구기관으로서 한쪽 편을 들기 어려워 현안 과제는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방석호 원장은 규제가 선진화되고 있는 통신과 달리, 방송분야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밝혔다.

방석호 원장은 "방송의 공정성은 중요하지만 어떻게 지키고 시장을 활성화 할 것인가의 논리도 중요하다"면서 "95년 무궁화위성 때부터 방송법 개정 논리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방송법은 60년대 미국이 만든 모델을 답습해왔다. 미국은 당시 논리를 폐기했는데 우리는 아직 논의도 못 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현재 KISDI에는 49명의 박사들이 있는데, 이중 방송 등 언론학 전공자는 5명에 불과해 방송 전문가 영입에 나설 방침이다.

방 원장은 방송 정책 수립시 신방겸영 등과 관련 여론다양성측정지수를 개발할 필요는 있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방송법 개정을 케이블만 기준으로 할 지 지상파까지 넣을 지 등의 고민이 필요하고, 미국은 2~3년 동안 여론다양성측정지수를 개발하는데 투자했지만, 결국 이게 불안정하다고 포기했다. 이 게 가능할까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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