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론부터 구글식까지"…주파수 경매제, 이견 표출


경매제 도입 자체는 대부분 찬성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12월 전파법 개정을 통해 사실상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30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주최한 '주파수 경매제 정책 토론회'에서는 주파수 경매제 도입시 ▲경매설계 방식과 ▲사전자격심사 ▲할당조건 부과 등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경매제가 현행 심사할당이나 대가 할당 방식보다 낫다는 데 공감했다. 방통위는 이와별도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통신사업자연합회, 비싼 경매대금 우려...KISDI 등 '반박'

통신사업자연합회 송석윤 실장은 "주요 통신자원인 주파수에 있어 경매제만이 최고가 아니다"라며 "이동통신시장이 포화돼 추가 수요가 어려워 경매참여자 수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실장은 이어 "과다한 경매대금은 통신사업자들의 재정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경매비용은 접속료 및 통화료 인상요인이 될 수 있고 해외에서도 경매제 시행국가의 평균요금이 50%정도 높으니, 경매제 도입은 신중하게 판단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박민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그룹장은 "경제학적으로 보면 할당대가는 일회성 납부금(매몰비용)이어서 시장에서 결정되는 요금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할당대가가 무형고정자산 감가상각비로 총괄원가와 접속원가에 포함돼 요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할당대가를 부과했던 3G 요금이 할당대가 없이 출연금만 냈던 2G보다 비싸지 않고, 총괄원가중 무형고정자산 감가상각 비중이나 접속료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전규제 유지론 vs 자율강화론 대립

박민수 KISDI 그룹장은 "경매제를 도입하면 승리자를 예측하기 어려워 경쟁활성화를 위한 진입규제 정책을 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높은 수준의 사업자 의무 부과가 어려워 서비스 활성화와 국내 개발 기술 확산 등 정부 정책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박민수 그룹장은 ▲ 외국인 진입시 공익성 심사를 통한 이행의무화 등 사전 자격심사 ▲서비스 개시 및 커버리지 의무 등 할당조건 부여 ▲적절한 면허 수 선택과 참여자 제한 ▲기술표준 지정 등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경매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좁은 시장을 정의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개방형으로 설계해야 하고, 사전규제는 최소화되는 게 낫다는 이견도 나왔다.

아주대 이홍재 교수는 "경매제는 대역에 따라 선별적으로 도입돼야 하고, 주파수 분배를 표괄적으로 하는 게 낫다"며 "역무간 경쟁이 가능해지도록 통신사와 방송사간 경쟁이 가능하도록 오픈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의 경우 상업방송에 대해 20여차례 경매제를 실시했는데, 과연 공영방송이 뭐고 상업방송이 뭔지 굉장히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김원식 교수는 "주파수를 신규 사업자 등 한쪽만 밀어주면 불공평하다"며 "정부가 방송통신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일자리 창출 등 거시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이같은 정부 목표를 고려했을 때 경매제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그는 "정부가 새로운 목표를 자꾸 부과하는 것 보다는 최소화하고,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는 데 사전자격을 간소화하되 사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로열티 방식에서 구글식까지

ICU 권영선 교수는 "경매제 도입시 일시불로 대가를 받는 게 아니라 매출액의 일정비율로 받는 로열티 방식을 제안한다"며 "로열티 방식으로 가면 통신회사의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실제 사업이 적절한 타이밍이냐 등을 고려할 수 있어 경기 변화에도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로열티 방식은 주파수 재할당때 큰 변화없이 갈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이런 방식을 쓴다고 해서 서비스 확산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민수 그룹장은 "로열티 방식의 경우 사업을 잘하는 사업자일 수록 더 많은 할당대가를 내야 하는 인센티브 왜곡이 생긴다"며 매출액의 일정비율로 경매대가를 내는 로열티 방식에 반대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정책위원은 구글이 700MHz 주파수 경매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안했던 '언번들링홀세일' 모델을 제안했다.

전 위원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경매제든 심사할당이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디지털 컨버전스는 이동통신 모델과 인터넷 모델이 있는데 전자는 망 사업자가 다 먹는 모델이고 후자는 개방적 활용이 가능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에따라 그는 "지금까지 국가가 의도적으로 과점사업자를 유지해 이용후생을 저해시킨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주파수 경매제 도입시) 언번들링 홀세일 모델이 되도록 신규사업자에 로밍을 허용하고 단말기나 콘텐츠 접근이 개방적으로 가능하며, 망 사업자에 부가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등 할당의 원칙을 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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