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모욕죄' 놓고 또 소란


정부 거듭 신설 추진…"인터넷 재갈물리기" 반발 비등

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질서 확립하고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처한다는 명목 아래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한다는 방침에 대해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위원장 사공일)는 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7차 회의를 열고 인터넷 공간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올해 안에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키로 했다. 또 제한적 본인 확인제 확대, 도메인 등록·실명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앞서 사이버 모욕죄는 지난 7월 촛불 정국 속 김경한 법무장관이 주장하고 나섰다가 야권가 시민단체로부터 '인터넷 재갈물리기'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당시 기존 형법의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도 충분히 제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는 것은 인터넷 탄압 아니냐는 비판을 받으면서 원점으로 회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26일 "사이버 모욕죄 신설과 제한적 본인 확인제 확대는 인터넷 법질서 확립이라는 명분 아래 촛불민심을 주도한 네티즌에 대한 보복성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이날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가 도를 넘는 경우가 있지만 현행 형법이나 정보통신망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으로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며 "이중 제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오프라인에서도 구성요건이 까다롭고 적용하기 어려운 모욕죄를 온라인만을 대상으로 별도로 규정해 적용하겠다는 것은 이중 삼중으로 법을 제정해 국민을 겁주겠다는 치졸한 발상"이라며 "더 이상 법을 모욕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이날 "정부의 사이버 모욕죄 신설 움직임은 '법질서 확립'을 명목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가당치 않은 시도"라고 맹비난 했다.

이 부대변인은 "기존 형법의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충분히 처벌 가능한 대상을 새로운 법을 제정해 처벌하겠다고 한다"면서 "진정한 '모욕'은 국가형벌권을 남용하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 사회학자는 "정부가 25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질서 확립방안'은 'MB식 법질서'의 청사진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사이버 모욕죄 신설의 경우 네티즌의 표현과 자유 억제 등 반인권적인 요소가 깔려 있어 향후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사이버 모욕죄와 관련, "시대에 대응하는 법 체제가 나오는 것일 뿐"이라며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지금 형법의 모욕죄는 사이버 시대 이전의 1:1의 모욕을 전제로 하던 시절의 법 체제"라면서 "지금은 모욕이 거의 리얼 타임으로 (이뤄져)확산력이 무지무지하게 커졌다"며 사이버 모욕죄 신설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김영욱기자 ky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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