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생존자 "내년 핼러윈도 다시 찾아 내 일상 즐길 것"


[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 씨가 참사 후 느꼈던 심경과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과정 등 근황을 털어놨다.

김씨는 지난 28일 허지웅 작가가 진행하는 CBS라디오 특집 '마음을 연결하다'에 출연해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 씨 [사진=CBS라디오 특집 '마음을 연결하다']

김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내년에도 이태원에 가야겠다'고 쓴 글에 대해 언급했다. 김씨는 "이태원은 젊은 세대한테 의미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한국은) 조금만 튀어도 손가락질하는 사회인데 유일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이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태원은 관계지향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하거나 이러지 않는데 그곳은 그런 곳이고 자유롭고 러블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핼러윈은 그래도 되는, 그러니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게 좋았다). 참사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태원이 잘못한 게, 핼러윈이 잘못한 게 없다. 거기 참여하려고 나온 세대도 아무도 잘못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태원 거리가 죽었다. 잘못한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 아닌데 왜 여기가 이렇게 어둠으로 바뀌어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더 여기서 밥을 먹고, 소비하고, 내년에도 다시 여기에 와서 원래대로 나의 일상을 즐기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그럼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그곳에서 원래 살던 대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너무 많이 들어서 문장을 쓰게 됐다"고 부연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 희생자 추모공간에 시민과 외국인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자신의 얼굴과 실명까지 공개한 김씨는 처음 섭외가 왔을 때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여러모로 스스로를 보호해야 되는 시기인 것 같다. 근데 이렇게 출연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과연 나를 보호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컸다"며 "어쨌든 내가 뭔가를 하는 게 누군가 한 명한테라도 도움이 되면 용기를 내볼까 천천히 마음먹고 (방송에 출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참사 직후 스스로를 향한 자책이 심했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 가지 말걸'이라는 생각이 압도적으로 들기 시작했다"며 "사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다가 집에 돌아가서 뉴스를 통해 내가 지금 어떤 현장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니 그때부터 더 힘들더라"고 했다.

그는 "무슨 사건인지 정확히 몰랐고, 내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는 상황들을 하고 오니까 시공간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며 "뉴스에서 나오는 게 정확한 팩트일 때니까 (그제야) 자책이 아주 심했다"고 덧붙였다.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놓은 국화꽃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김씨는 심 센터장의 "위로하는 것도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말에 적극 동감했다. 그는 "주변 친구, 가족, 인터넷 댓글에서 쏟아져 나오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런 멘트들은 사실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며 "전문가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떤 부분을 짚어주며 진짜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내 귀로 들었을 때 진짜 안도감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또 "같은 또래여도 공감능력이 많이 발달한 친구가 해주는 위로가 훨씬 컸다. '아니 그러니까' 이렇게 시작되는 멘트들은 듣자마자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힘들게 했다"며 많은 이들이 위로하는 방식을 체득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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