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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풍경] 추억 속 골목을 걷다 천안 미나릿길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사회가 도시화 산업화 될수록 사라져가는 것들이 있다. 높은 빌딩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주택가 골목길도 그 중 하나다.

좁다란 미로 같은 골목길은 과거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문화공간이자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다. 세월을 거듭하며 잊혀져 가던 골목길을 관광자원으로, 장소와 연계한 축제로 기획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는 곳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미나릿길, 쇠락한 구도심 골목이 새로워지다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중앙동 17~18통 일대는 과거 실개천을 복개해 만들어진 곳이다. 하천을 따라 미나리가 많이 자란다고 해 ‘미나릿길’이라 불렸다. 미나릿길은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택가의 미로 같은 골목으로 골목길로 접어들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수십 년간 변하지 않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나릿길에는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미나릿길에는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하지만 이 곳은 도시 개발로 높은 건물과 아파트가 들어서는 동안에도 어떤 변화도 겪지 않았다. 신도시가 생겨나자 사람들은 새로운 도심으로 빠져나갔고, 사람이 떠나자 동네는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다. 활기차고 정겨웠던 이 곳은 어느덧 어둡고 스산한 장소로 변해갔다.

그런 동네가 지난 2012년 도심 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특별한 마을'로 변하기 시작했다. 통장협회, 노인회 등 지역 주민단체와 공무원, 전문 업체, 젊은 미술학도들이 의기투합하면 서다.

오래된 주택과 건물을 헐어버리는 개발 대신 옛 모습을 보존하면서 골목길마다 그림을 그려 추억을 관광자원으로 변화시키는데 뜻을 모았고, 미나릿길은 벽화마을로 새롭게 태어났다. 10년이 된 지금까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미나릿길 입구에 마련한 사랑의 열쇠  [사진=이숙종 기자]
미나릿길 입구에 마련한 사랑의 열쇠 [사진=이숙종 기자]

그렇게 미나릿길은 추억이 그리운 어른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로, 골목 세대가 아닌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소가 됐다.

입장료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미나릿길 주민들은 방문객들이 매년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평범했던 이 좁은 골목길은 마을의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자리잡았다.

◆ 미나릿길 축제, 마을 행사로 자리잡아

지난 12일 중앙동에서는 '걸어봐요 골목골목 행복마을 중앙동'이라는 마을 축제가 열렸다. 남산도시재생사업으로 변신한 중앙동이 주인공이다. 추억이 관광 상품이 되고, 좁은 골목길이 관광자원이 되면서 마을과 관광객 모두가 즐기는 축제로 올해 두번째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미나릿길 벽화마을, 중앙시장, 남산공원, 천안천어린이공원 등 남산도시재생사업으로 변신한 중앙동을 홍보하고 참가한 이들에게 온누리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전통시장 활성화까지 연계하며 축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축제 관계자는 "지역이 가진 소소한 추억의 장소가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신선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축제"라며 "중앙동 골목축제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수 있는 지역고유의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미나릿길 골목마다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미나릿길 골목마다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천안=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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