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명의 '사적 로펌' 자처하는 巨野?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자유·방송독립을 위한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자유·방송독립을 위한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재임 시절 일어난 사법 의혹에 당이 수시로 내놓는 해명·반박문을 보면서 의아했다. 마치 공당이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서다.

민주당은 지난 8월 29일 경찰이 이 대표의 2021년 백현동 의혹에 대한 경기도 국감 발언과 관련해 그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자 "정치적 의도"라는 이수진 원내대변인 명의의 방어 논평을 냈다. 9월 6일에는 백현동·대장동 의혹에 대한 이 대표 입장이 담긴 논평을 안호영 수석대변인 명의로 냈다.

9월 13일에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10월 2일에는 백현동 사업을 반대한 성남시 공무원에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 10월 12일에는 국방위원인 이 대표의 방산주 보유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문이 잇따라 발표됐다. 모든 것이 이 대표 선출 전 발생한 일이다.

19일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하고,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서면서부터는 국감이 볼모로 잡혔다. 민주당은 국감을 중단하고 당사 앞에 모여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무산시켰다. 24일 김 부원장이 구속된 이후 검찰이 압수수색을 재시도하자 민주당은 오전 국감을 보류하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급기야 민주당은 25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수용 거부' 방침도 굳혔다. 자당 대표를 절대권력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국감을 밥먹듯 파행시키고, 당력을 동원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대통령의 시정연설까지 거부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본분과 책무를 저버리는 것 아닌가.

검찰이 겨눈 대상이 당대표여도, 적법한 수사 절차를 '야당 탄압'이라며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민주당 모습은 지난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몰아준 국민이 기대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정권은 내줬지만, 의회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그럼에도 당대표 보호만 집중하고 공당 역할은 외면한다면, 민주당은 입법권과 인적·물적 자원을 갖춘 이 대표의 사적 '괴물 로펌'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대표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해 결자해지해야 한다. 민주당 '소장파' 김해영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이제 그만하면 됐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했다. 개인 리스크가 당 전체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를 공개 표명한 것이다. 이는 이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할 때부터 당내에서 적지 않게 나온 지적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우려를 딛고 출마해 당 사령탑에 올랐다. 공언한 대로 거리낄 게 없다면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비위 의혹을 털어내는 것은 자신을 믿고 선출해준 당원과 국민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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