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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코스피 3천과 증안펀드


[아이뉴스24 김동호 기자] 잠시 달콤한 꿈이었을까? 작년 초 3천선을 넘어 한때 3천300포인트를 넘어섰던 국내 증시(코스피)는 1년도 안돼 다시 3천선을 내줬다. 이후 연일 내리막 길을 걸어온 코스피는 어느새 2천선 붕괴를 걱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10만전자를 외치던 개미들은 계속된 주가 하락에 지쳐 속속 주식을 팔고 증시를 떠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말엔 5만원선 붕괴마저 걱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증시 하락을 부채질 하는 대내외 악재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계속된 금리인상과 달러강세, 그에 따른 환율 급등은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1천400원을 훌쩍 넘어선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그저 지켜만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올해 안에 환율이 1천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미, 한-일 통화 스와프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가 어떤식으로든 환율 안정화를 위한 액션을 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의 손을 잡아줄지는 미지수다. 이를 알고 있는 정부 역시 우선 가능한 조치를 취하기로 한 듯 하다. 정부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증시 안정화를 위해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를 가동키로 했다. 이르면 이달 중순께 증안펀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전망이다.

다만 증안펀드 가동이 증시 안정화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의문이다. 지난 5일 하루 동안의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9조4천억원이 넘는다. 코스닥 시장의 일간 거래대금은 5조3천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양 시장의 거래대금을 합하면 전날 하루 동안 14조7천억원이다. 이 숫자 역시 최근 증시 급락으로 크게 줄어든 거래대금임을 감안하면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가 얼마나 큰 힘이 될지는 미지수다.

뿐만 아니라 17조원에 육박하는 신용거래융자 물량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도 증시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증시 급락과 함께 반대매매, 조기청산 등으로 10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방을 노리는 신용물량은 증시 하락시 추가 급락을 불러올 수 있는 불안요소다.

사실 증시 반등을 위해선 보다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소액주주의 이익도 중요하게 여기는 상장기업들의 태도 변화와 이를 감시, 강제하기 위한 제도 정비다.

지금도 여전히 대다수의 상장사들은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계속 반복되는 유망 사업부문의 물적분할과 쪼개기상장, 소수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전환사채(CB) 발행,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 일반주주 대상 대규모 유상증자, 인색한 배당 등 소액주주의 이익이 무시되는 사례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더이상 장기투자를 하지 않게 됐다. 신용과 미수, 레버리지 등을 이용한 한방만을 쫓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투자를 해 온 경험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제3차 금융규제혁신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회생 가능성을 고려하고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장폐지 요건과 절차를 정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

더 중요한 것은 상장기업들의 체질을 개선하고 주주들의 이익이 제고되는 일이다. 시장 주변의 제도가 보다 정교해져야 한다는 얘기다. 상장기업이 계속 성장하고, 그로 인한 이익을 모든 주주들과 나눈다면 국내 투자자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 역시 주식을 사지 말라고 해도 어떻게든 사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처럼 대외 악재로 증시가 급락할 경우, 앞다퉈 저가매수 자금이 몰려들 것이다. 굳이 증안펀드가 나서지 않더라도 말이다.

/김동호 기자(istock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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