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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1400원시대] 카드업계, 자금조달·해외결제 '이중고'


여전채 AA+ 3년물 금리 5.086%…해외직구액은 10.8%↓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천400원을 넘어서면서 카드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을 잡기 위해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 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연동된 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로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가 요동치고 있어서다. 또 치솟는 환율 탓에 그간 실적 개선의 감초 역할을 하던 '해외 직접구매(직구)' 위축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달러 초강세가 계속되면서 카드사들이 자금조달과 해외 결제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천404.6원을 나타낸 모습. [사진=뉴시스]
달러 초강세가 계속되면서 카드사들이 자금조달과 해외 결제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천404.6원을 나타낸 모습. [사진=뉴시스]

◆ 여전채 금리 5% 돌파…카드업계 자금조달 '비상'

2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카드가 찍어내는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연 5.086%를 나타냈다. 이는 약 1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가 5%대를 돌파한 것은 미국의 계속된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0.75%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 역시 빅스텝(0.50%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 금리 격차를 장기 방치하면 외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고채와 연동된 시장금리가 이를 선반영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여전채 금리도 인상 폭을 키우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로 조달하므로 여전채 금리 상승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카드사들은 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부담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업카드사가 조달한 자금 가운데 여전채 잔액은 72조3천억원, 기업어음(CP)·단기사채는 16조8천억원이었다. 이 중 28.1%인 25조3천억원은 올해 안에, 23.9%는 내년 중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조달 비용이 과거 대비 상승하는 게 불가피한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 카드사는 중장기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당장 금리 상승 반영도가 단기적으로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조달 금리에 그 인상분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 '킹달러'에 직구족 급감, 직구 시장 위축 우려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본업인 결제 측면에서도 위기다. 미국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직구 가격 이점이 사라지는 만큼 직구 시장 위축과 카드 결제액 감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온라인 해외 직구 규모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사진은 신용카드 관련 이미지. [사진=아이뉴스24 DB]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온라인 해외 직구 규모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사진은 신용카드 관련 이미지. [사진=아이뉴스24 DB]

해외 직구는 환율이 오를 때 직격탄을 맞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온라인 해외 직구 규모가 크게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환율 상승이라는 변수로 인해 지난해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해외 직구 구매액은 지난 2020년 34억6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44억9천만 달러로 2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원/달러 환율은 1천180.1원에서 1천144.4원으로 3.0% 하락했다.

반면 지난 1분기 직구액은 직전 분기보다 10.8% 줄어든 11억4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일평균 원/달러 환율은 1천183.2원에서 1천204.9원으로 1.8% 상승했다.

지난 2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9.2% 감소한 10억3천만 달러의 직구액을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일평균 원/달러 환율은 1천259.6원으로 전분기보다 4.5% 올랐다. 환율이 치솟자 해외 직구족들이 지갑을 닫은 것이다.

카드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해외 온라인 매출 타격은 이미 시작됐고, 관련 시장 위축까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카드사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상품 가격뿐만 아니라 배송대행지 등의 수수료도 같이 올라 직구할 메리트가 아예 사라진다"며 "이미 해외 온라인 매출이 급격하게 줄었고, 앞으로도 한동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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