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구매부담…집값 떨어지면, 수요 회복될까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올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함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줄며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상승 흐름에서 하락 국면으로 전환됐고, 커진 가격 부담에 잇단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시도별 아파트 매매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천617건이었지만, 올해 6월 824건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기타 지역도 마찬가지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6월 3천4건의 아파트 매매가 이뤄졌지만, 올해 6월 975건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1만3천588건→3천950건, 부산 4천171건→1천512건, 대구 1천556건→759건, 광주 2천39건→1천36건, 대전 1천229건→505건, 울산 1천651건→759건, 강원 2천336건→1천471건, 충북 2천211건→1천305건, 충남 3천199건→1천694건, 전북 2천561건→1천386건, 전남 1천447건→960건, 경북 3천36건→1천867건, 경남 4천878건→2천566건, 제주 258건→189건, 세종 116건→111건 등으로 전국 모든 지역에서 거래량이 줄었다.

특히, PIR(Price to Income Ratio) 수치가 역대급으로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의 구매력을 넘어선 집값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PIR 수치는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구의 연평균 소득으로 주택을 사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측정하는 지수다. 올해 6월 기준 서울의 PIR 지수는 24.74(전국 평균 7.64)에 달한다.

또한, 급격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며 매매가 사실상 실종된 분위기다. 시세 대비 저렴한 급급매만 간간이 거래되는 만큼 집값 내림세는 금리 인상 이슈와 맞물려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떨어져 전주와 낙폭이 같았다. 재건축이 보합(0.00%)을, 일반 아파트는 0.02% 떨어졌다. 서울 외 지역은 하락폭이 더 커졌다. 신도시는 -0.03% 기록했고, 경기·인천은 0.05%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25개 구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 상승한 지역은 없었다.

과거와 비교해 집값 하락 기조가 자리 잡아 가고 있으나, 여전히 심리 위축으로 인한 거래절벽 현상은 단단해지고 있다. 거래절벽이라는 매듭을 풀 '유효수요' 회복세가 하락 기조에도 꼼짝하지 않자, 이 같은 분위기가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단기간 해소되기에는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2 사랑방 부동산 클래스:하반기 이후 주요 이슈 점검 및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예상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산시장의 심리가 위축됐다"며 "다주택 규제 강화로 투자 수요는 급감했고, 매도자의 호가 버티기와 매수자의 급매 체리피킹(좋은 것만 고르는 행위)으로 인해 매물이 꾸준히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성장 또는 소득 증가의 뒷받침 없이 유효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집값이 내려가더라도 현 상황에서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라는 뚜렷한 동력 없이는 부동산 시장의 유효수요가 예전처럼 활기를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주택 시장을 옥죄고 있는 금리 인상 이슈가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개별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과 세금, 청약 등에서의 규제 환경도 여전한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에 큰 변화가 없다면 내 집 마련 수요가 단기간 내 살아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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