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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안진 회계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 더 충분히 검토했어야"


이재용 28차 공판 진행…보고서 관여한 전 안진 회계사 오 모씨 출석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검토한 회계법인 회계사가 더 충분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삼성이 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외부 회계법인에 검토 보고서를 의뢰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의 요구대로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13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28차 공판을 진행했다.

28차 공판엔 전 딜로이트안진(안진) 회계법인 직원 오 모 씨가 출석했다. 검찰은 오 씨가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에 관여한 인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이날 재판에선 검찰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안진이 작성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를 거론했다.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0.35로, 삼성물산의 가치가 제일모직의 3분의1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부회장은 당시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통상 상장사 간 합병비율은 일정 기간 주가 평균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 적정성 검토 보고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이 제일모직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시점 즉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 된 시기를 골라 합병을 진행했기 때문에 합병비율에 대한 이의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예상, '합병비율은 적정하다'는 외부 기관의 평가보고서를 받아두려 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안진과 삼정 회계법인은 당시 합병비율이 적정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검찰은 "증인이 합병 이후인 2016년 1월 작성한 교육자료를 보면 '합병비율이 급변하는 경우엔 외부 챌린지(반대)가 크니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주가 이외의 다른 방법을 통해 합병시점의 주가가 적정한 수준이라는 근거를 준비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돼 있다"며 "특히 '주가가 순자산보다 낮은 경우엔 더 세부적으로 검토'라고 돼 있는데 경험적인 측면에서 그래야 했는데 하며 반성적인 내용을 담은 것 같다"고 물었다.

오 씨는 "맞다"며 "최종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라고 생각한 2015년 5월21일 보고자료에도 저런 입장을 작성해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합병시점 주가가 적정하지 않다는건 어떤 의미냐"고 질의했다.

오 씨는 "당시 업무수행지침을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평가방법을 적용했을 때 물산 같은 경우에 순자산과 시총이 많이 낮은 수준이었다"며 "평가방법을 적용해도 그 괴리를 설명하기 어려워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검찰은 "만약 평가결과가 합병시점 주가나 기업가치와 비교해서 적정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면 합병 검토한 경영진은 어떤 다른 선택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오 씨는 "5월21일 보고할 때 평가금액이 안 나오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합병비율을) 할증하는 방안을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 씨가 작성한 보고서는 안진 내부 반발과 삼성 이사회가 연기되며 채택되지 않았다.

오 씨는 "5월21일 보고 했는데 부장이 언성을 높이며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고려되는 시총이 있는데 이런 보고서는 필요 없다고 했다"며 "할증 관련해선 법인이 시키지도 않은 쓸데 없는 일을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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