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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른다…가성비 '갑' PB상품 전성시대


PB상품 매출 상승에 라인업 확대…소비자 장바구니 공략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연초부터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PB 상품이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넘어 차별화된 품질까지 앞세워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공략하고 있다.

CU가 시중 계란보다 최대 19% 저렴한 PB 계란(15구)를 출시하는 등 PB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CU가 시중 계란보다 최대 19% 저렴한 PB 계란(15구)를 출시하는 등 PB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13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버거킹, 스타벅스, 동서식품, 코카콜라 등 식품업계가 잇달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딸기와 상추 등 농산물 가격도 고공행진하며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7%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3%대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특히 일상 생필품 144개 품목으로 따로 빼 계산하는 생활물가지수는 3.2% 오르며 2011년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제품 가격인상은 식료품과 생필품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서울·경기 지역에서 39개 생필품과 가공식품을 조사한 결과, 64%인 25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품목별로는 밀가루(8.3%) 간장(4.2%) 생리대(3.9%) 콜라(3.3%) 세탁세제(2.9%) 등의 상승폭이 컸다.

높은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 유가와 곡물, 원자재 가격 등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향후 상승세가 완화되더라도 실제 제품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내놓는 PB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직접 상품을 기획해 개발한 제품을 중소기업 등 제조업체를 통해 대량 생산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일반제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이는 대신 대형 유통업체의 브랜드 영향력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지난해 줄줄이 가격 인상이 이뤄졌던 유제품에서 PB상품의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프레시몰의 경우, PB상품이 기존 제품을 제치고 우유와 요거트 카테고리에서 각각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들 제품은 시중의 기존 우유 제품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온라인몰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 연세우유와 협업으로 출시한 PB우유였다. 이 제품은 지난해 1월 출시 이후 178만개가 팔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1위에 오른 우유와 요거트 PB상품의 경우 지정 농장에서 갓 짜낸 원유를 2시간 내 해썹(HACCP)인증 공장으로 보내 가공하는 프로세스를 거쳐 신선도를 높이고,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무항생제 인증 원유만 사용하는 등 프리미엄급 상품"이라며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두루 갖춘 PB상품에 소비자의 관심이 크게 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인가구의 장보기 수요를 겨냥한 편의점의 PB상품 강화도 눈에 띈다. CU는 지난 11일 4천900원짜리 PB 계란(15구)을 출시했다. CU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새벽배송 업체에서 판매되는 15구 계란 제품보다 최대 19% 저렴하다고 소개했다.

이번 PB 계란은 CU가 지난해부터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놓고 있는 '득템 시리즈'의 네 번째 PB상품이다. 앞서 즉석밥, 봉지라면, 김치 등 초저가 PB 상품을 차례로 내놓으며 '알뜰 쇼핑족'의 장바구니를 공략하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PB상품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대표 PB '피코크' 매출이 3천200억원을 돌파하며 전년동기대비 30%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PB상품 매출이 약 6.9%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프리미엄 PB '홈플러스 시그니처'의 연간 누적 매출액이 약 70% 올랐다.

PB상품의 품목도 먹거리에서 생활용품 전반으로 확산하고, 품질도 기존 제조사 못지않게 프리미엄화하면서 대형마트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 상품개발실을 통해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는 한편, 이마트24, 네이버쇼핑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하며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밀 혁신 부문을 신설하고 푸드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해 PB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PB상품이 과거에는 가격경쟁력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품질 측면에서도 기존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업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며 "자체 기획 상품이기 때문에 수익성도 높고, 다른 유통업체와의 차별화도 강조할 수 있어 PB상품 개발과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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