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장르만 로맨스' 무진성, 독보적으로 빛나는 얼굴


"에너지 열심히 모았던 이무기 시절, 이젠 승천하는 용 될래요"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성유빈, 이유영 등의 사이에서 새로운 얼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선한 마스크에 독보적으로 빛나는 무진성에게 '장르만 로맨스'가 대표작 중 하나로 남을 전망이다.

최근 개봉한 '장르만 로맨스'는 인생의 위기를 맞은 여러 인물들의 관계를 담은 작품. 무진성은 천재 작가 준비생이자 현(류승룡 분)과 얽히는 대학생 유진으로 분했다.

현과 미묘한 관계로 시작하는 유진. 어느 날 무턱대고 현의 집에 찾아간 유진은 현과 술을 마시다 취중진담을 털어놓는다. 현을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이후 유진은 현을 열심히 쫓아다니고 자신의 마음을 피력한다. 그가 말하는 '좋아한다'는 순수하게 사랑으로만 가득한 말보다는 존경이 바탕에 깔린 순수한 고백이다.

현은 그런 유진을 밀어내다 그의 글을 보고 공동집필을 제안한다. 우여곡절 끝에 책이 출간되고 갑작스러운 논란에 휩싸인다. 유진은 현을 위해 전면적으로 나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냄과 동시에 사라진다.

배우 무진성이 영화 '장르만 로맨스'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무진성의 발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익숙한 얼굴들 사이에서 그의 연기는 신선하고 독보적이다. 류승룡을 대하는 분위기와 표정, 눈빛, 말투 모든 것에 그의 진심이 묻어난다.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을 그의 노력과 진심, 간절함이 유진으로 재탄생했다.

이하 무진성과의 일문일답

치열한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고. 어떤 것을 준비하고 오디션에 임해 합격했다고 생각하나

이전의 오디션에선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오버페이스로 열정적으로 임했다. 그런데 계속 좋지 않은 결과가 찾아오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들면서 슬럼프를 겪게 됐다. 그러던 시기에 '장르만 로맨스' 오디션에 임하게 됐다. 슬럼프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내려놓는 것을 터득하게 되니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렸다. 사실 편안하게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게 관객의 입장에서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기다리던 끝에 찾아온 작품이었다. 유진을 위해서 참고한 작품이 있나. 캐릭터 해석에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는지도 궁금하다.

다른 배우가 연기한 것을 참고하면 거기에 갇히게 되더라. 그분의 연기를 따라하게 되고. 그래서 저만의 색을 표현할 수 있도록, 그 배역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레퍼런스를 찾아보지 않고 상상 속으로 표현을 했다. 유진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크게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앞으로 연기할 수 많은 캐릭터 중 하나다. 그래서 유진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이 작품에서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준비했다.

유진은 현에게 마음을 줄곧 표현하는데, 이를 단순한 사랑으로 봐도 되는 것일까. 어떻게 해석했나

유진에게 있어서 현은 사랑하는 대상보다는 사람이라는 존재다. 사랑하는 마음 자체도 동경과 수많은 감정이 복합된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도 이런 부분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작가 현과 사람 자체의 현, 그런 부분에서의 사랑. 사람 자체를 사랑할 수는 있는 것이니까 사랑에 대한 의미를 구분짓지는 않았다.

배우 무진성이 영화 '장르만 로맨스'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유진은 자신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행동도 적극적이다. 그런 부분에서의 무진성 씨와 닮은 점이 있나

상당히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 저도 감정에 솔직하고 돌려서 얘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편이다. 유진 자체도 그렇고. 자기 마음에 대해서 상대방에게 거침없이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나. 저 또한 이성을 대하든 동성을 대하든 제가 느끼는 감정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완성된 작품을 보고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남진(오정세 분)의 집에서 나와 현에게 가겠다고 하자 붙잡는 남진에게 유진이 '바라는 게 없는데 상처를 받겠냐'하고 대사를 하고 행복하게 미소 지으면서 떠난다. 현을 만났을 때 데리러 와준 그를 보고 행복해하는 표정을 짓고. 그런 장면들이 생각이 많이 난다. 촬영을 할 때도 장면을 봤을 때도 마음에 훅 들어오는 씬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표현하기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

장례를 치르던 중 현이 조문을 와 병원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현에게 '한 번만 안아달라'라는 대사가 정말 힘들었다.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도 위로받는 것을 느꼈고 유진도 위로를 받고 저도 위로를 받은 장면이었던 것 같다. 촬영할 때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에 휩싸여 힘들었다. 그때 '사랑해요'라는 말을 하는데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본다. 아마 제 눈빛에서 관객분들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극에서 류승룡과 주로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적인 조언을 받은 게 있나

너무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게 제가 부담되고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니까 급하게 했을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을 선배님께서 정확하게 눌러주시고 풀어지면 당겨주셨다. 잘 이끌어주셔서 저는 잘 이끌렸다.

연기 대선배인 류승룡과 하면서 연기의 가치관이 변하지는 않았나

가치관과 연기를 대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각자만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선배님이 저에게 강조하신 것은 기본의 중요성이다. 연기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에서 기본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가는 부분이 많지 않나. 선배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배우 무진성이 영화 '장르만 로맨스'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 힘들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것 같다. 어떤가

시사회를 하면서 그동안 했던 많은 캐릭터들이 생각나더라. 수많은 상처와 힘듦과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일을 그만둬야 하나라고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런 순간들이 떠올라서 뭉클했다. 벅차오르는 무언가가 있더라. 그 과정을 같이 겪은 부모님 앞에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장르만 로맨스' 오디션에 임했을 당시 슬럼프에 빠졌었다고 말했는데, 꿈과 현실의 앞에 놓여 갈등하던 순간이었나

나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현실의 삶으로 돌아가서 각자 살아가지 않나. 저 또한 그 기로에 놓였다.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하면 연기 때문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연기다. 연기가 슬럼프를 메꿔주고 극복해줄 수 있게 했다.

힘든 시기를 지나 2021년 말에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지난 2021년을 돌아보면 어떤가.

제게 2021년은 불안감이었다. 시국도 시국이고 영화가 언제 개봉할 지도 불안했다. 이제는 방향성이 확실해지고 타오르는 열정이라고 해야 할까, 타오르는 열정이라고 해야 할까. 오랫동안 꾹꾹 묵혀놨던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때가 지금인 것 같다. 마치 용이 되기 전에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이무기처럼. 이젠 그동안 모아놓은 에너지를 터트리고 싶다.

새롭게 재도약을 하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는데. 15년 후, 20년 후의 무진성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

많은 분들께서 무진성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배우, 장르와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늘 도전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구나'라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듣고 싶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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