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 분석]변곡점 맞은 부동산…'정점' 치닫는 이재명-윤석열 정책공방


부자감세 vs 서민감세?…"정략적 접근 안돼"

전문가들 "부동산 세금규제 '역효과' 경험중"

임기 내 '250만 가구 공급' 닮은꼴…방법론은 극과극

국민의 선택은 이제 시작됐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여야 후보가 확정됐다. 투표권을 가진 국민은 각 후보의 공약을 자세히 파악해 선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아이뉴스24는 '네거티브' 공방을 벗어나 각 후보의 정책 경쟁에 주목한다.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라는 화두 속에 후보들의 분야별 핵심 비전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국민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정책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본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9월 이후 가격 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매물은 늘어나고 매수심리는 둔화되면서 시장 참여자의 인식에도 본격 반영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주택시장 동향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던 불안 심리가 상당한 변화가 있다는 판단으로 정부는 시장의 확실한 안정을 위한 정책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대선주자들도 부동산 문제 해결 없인 승리도 요원하다는 각오로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재명-윤석열 두 유력주자 간 정책공방이 '부동산 세제'에서 격돌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 신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각각 강조하고 나서면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이뉴스24 통화에서 "부동산 세제는 현재의 과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시급한 정책인 것은 맞지만 (대선주자 공약이) 지나치게 정략적, 정치적으로만 접근되는 경향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가격 안정에 도움을 주는지, 또 되레 공급을 위축시키는지 그 효과에 대한 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尹 종부세·양도세 칼 vs 李 국토보유세 부과

윤석열 후보는 최근 SNS에 올린 글에서 "내년 이 맘 때면 종부세 폭탄 걱정 없게 하겠다"며 정부의 부동산 세금 정책을 비판했다. 오는 22일 올해분 종부세 고지서 발송을 앞둔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던 만큼 파장은 컸다.

종부세 과세 기준선은 공시가격 11억원으로 상향된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하는 '폭탄급 고지서'가 될 것으로 전망되자 수도권 민심을 겨냥했단 평가도 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이를 "강남3구 지인찬스"라고 꼬집은 민주당 우원식 의원의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저격했다.

윤 후보는 ▲재산세와 동일한 세원에 대한 이중과세 ▲조세평등주의 위반 ▲재산권보장원칙 위반 ▲과잉금지 등의 관점에서 종부세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는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당연히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2주택 보유자들 중에는 수입이 별로 없는 고령층도 있다"고 지적하고, "힘들면 팔면 되지 않느냐고도 하는데 보유세 부담 때문에 오래 살고 있는 집을 팔라는 건 정부가 국민들에게 할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다주택자의 경우 세율이 75%에 달하는 양도소득세 문제도 꺼냈다. 급격한 보유세 부담 증가를 해소하면서 양도세 세율을 인하해 기존 주택 거래를 촉진하는 것이 가격 안정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윤 후보의 생각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후보는 종부세 감세에 대해 "소수 부동산 부자만 혜택을 보고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다"고 꼬집으며 자신의 국토보유세 공약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부동산 세금 정책 대결을 "윤석열의 부자감세, 이재명의 서민감세"라고 자평했다.

국토보유세는 이 후보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방안 중 하나다. 종부세와 달리 고가 주택이 아닌, 모든 건물을 제외한 토지를 과세 대상으로 삼아 토지공개념을 추구한다. 현재 0.17%인 실효보유세를 1%선까지 점차 늘리고, 이에 따른 반발과 조세저항을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 걷은 세수 전액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공급 활성화 측면에서 세금 인상은 역효과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교언 교수는 "정책이 잘못돼서 지금 고생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세금을 올리면 수익률이 떨어지고 수요가 줄어든다. 곧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흐름이다. 진정으로 서민들의 삶이 좋아지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통화에서 "지난해 통계를 보면 서울 다주택자만 감소하고 전국 단위로는 늘었다"며 "당장은 종부세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1주택만 매수하는 게 유리한 서울 수도권에서는 상급지로 매수세가 집중돼 결과적으로 가격 상승을 부추기게 된다"고 분석했다.

참여연대, 주거권네트워크, 집걱정없는세상연대 등 시민단체와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은 1주택자 양도세 부과 기준을 상향해 세금 부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부자감세"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창립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공공주도'냐 '민간주도'냐…공급도 대립각

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공약에 있어서도 두 주자 간 견해차는 극명하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 확대'를 내걸었다는 점은 같지만, 각론에서는 '공공주도'(이재명), '민간주도'(윤석열)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집을 돈 벌기 위해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사는(living) 곳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접근한다. 이를 위해 기본주택 100만 가구를 포함, 임기 내 2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가 건설원가 수준의 임대료만 내고 30년 이상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을 말한다. 장기임대공공주택 비율도 10%까지 높이겠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의 공급 목표 역시 임기 내 250만 가구로 같다. 그러나 민간 중심 주택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 후보와 차이가 분명하다. 이 중 30만 가구 공급을 약속한 '청년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 가구가 시세보다 낮은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은 뒤 5년 이상 거주한 후 국가에 매각해 시세 차익의 70%까지 보장받도록 한다. 20만 가구를 계획한 '역세권 첫 집'은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500%로 상향하고 늘어난 물량의 50%를 기부채납 받아 시중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이다.

이은형 연구원은 "임기 5년 내 250만 가구 공급이란 목표 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물량이 조절될 것"이라며 "공급은 (정책에 대한)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확장될 수 있는 만큼 긴 기간을 보고 추진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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