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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박해수 "이정재=왕이 될 상, 오징어게임 후 포옹 마음 아파"


(인터뷰)배우 박해수 "욕 할 수밖에 없는 조상우, 공감 감사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박해수가 '오징어 게임'으로 또 한번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오랜 시간 연극 무대에서 갈고 닦은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탄탄하고 섬세하게 쌓아올린 캐릭터의 결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그 중심에는 박해수의 끝없는 고민과 열정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달 17일 공개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정재와 박해수, 정호연, 위하준, 허성태, 이유미 등이 출연했다. 여기에 공유와 이병헌이 특별출연해 힘을 보탰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박해수는 기훈(이정재 분)과 같은 동네에서 자란 동네 후배이자 승승장구하던 삶에서 미끄러진 상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즉시 국내는 물론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전 세계 TV프로그램 부문 1위를 비롯해 미국, 독일, 대만, 멕시코, 브라질, 사우디 아라비아, 스페인, 스웨덴, 일본, 터키, 호주 등 83개 국가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일어가고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키트'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해외 팬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냈고, 이 인기에 힘입어 주역인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위하준은 최근 미국 NBC 인기 토크쇼 '더 투아닛 쇼 스타링 지미 팰런'의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다. 선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얼굴을 탄탄하게 그려낸 박해수는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 촬영 비하인드와 흥행 소감 등을 솔직하게 전했다.

- '오징어 게임' 출연을 결정 짓게 된, 가장 끌린 지점이 무엇인가.

"시나리오의 힘, 감독님의 세계관이다. 또 캐릭터가 심리적으로 변화하는 부분이 많이 끌렸다. 이정재 선배님, 황동혁 감독님의 팬이어서 현장에서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에 결정을 하게 됐다."

- 미국 넷플릭스 1위, 플릭스패트롤 월드랭킹 1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폭발적인 반응에 대한 소감은 어떠한가.

"자신감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 거라는 예상은 못했다. 주변 반응과 여러 눈팅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줘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 이정재 배우의 팬이라고 하셨는데, 함께 호흡한 소감은 어떠한가. 또 연기를 하면서 새롭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왕이 될 상이다.(웃음) 에너지, 존재감이 어마무시하다. 남자 배우들이 로망으로 꼽는 작품을 많이 했는데, '오징어 게임'에서는 성기훈을 찰떡처럼 연기해 친근했다. 작품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동생들 챙겨주는 것이 동네형 같아서 위화감이 없었다. 배역이 완벽히 몰입이 되어서 불안감이 없었다. 호흡하면서 느낀 건 새로운 얼굴, 다른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며 신기하고 많이 배웠다. 몸의 호흡을 완전히 바꾸셨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또 다시 팬이 됐다."

- 혹시 현실에서 이런 게임이 실제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나.

"현실 속 게임이 있다면 참여하고 싶지 않다. 신고하고 싶다. 조상우 입장에서는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는데 박해수 입장에서는 할 생각이 없다."

- 가장 힘들었던 게임을 꼽는다면?

"인상깊고 힘들었던 게임은 기훈과의 마지막 결투를 벌이는 것이었다. 신체적으로 많이 힘들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인상적이었다. 많은 인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해서 그런 것 같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 마지막 오징어 게임이 워낙 격렬한 게임이고, 결과적으로 비극으로 치닫게 됐는데 그 때 감정적으로, 또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심리적으로도 격렬한 게임이다. 그 많은 사람이 죽은 장소에서 서있는 것도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됐다. 이런 게임인지 모른 상태로 들어와서 5번째 게임을 거치면서 부담이 컸을거라 생각하고 들어갔다. 환경 자체가 격렬하고, 눈도 못 뜰 정도의 폭우에서 싸웠다. 굉장히 추운 날씨였다. 저나 이정재 선배님이나 체력 소모가 많았다. 감정적으로는 마지막 신이었고, 처절했던 것 같다. 둘 다 몰골이 말이 아닐 정도로 싸웠다.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버텨야 하는데, 이정재 선배님이 저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주셨다. 체온을 유지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남는다. 촬영 후 선배님이 안아주셨다. 마음이 아팠던 촬영이었다."

- 이정재 배우의 공기 먹방이 화제가 됐는데 눈치 못 챘었나.

"굉장히 맛있게 먹어서 눈치를 못 챘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많이 되어 봤는데 대단하다 싶었다.(웃음)"

-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유리 징검다리 등 게임 촬영 당시는 어땠나.

"달고나 뽑기를 진짜 했다. 정말 마음이 쫄리더라. 제가 진짜 하면서 그걸 뽑았기 때문에 감정이 리얼이었다. 줄다리기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땀이 뻘뻘 났다. 징검다리는 현장 세트가 정말 리얼하게 지어져서 유리 위를 건너가는 것이 겁나고 무서웠다. 많은 분들이 그랬다."

- 처음 OX 촬영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실제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두 번 촬영했다. O를 누르는 것도 있고 X도 있었다. 두 가지 리액션을 다 따놓고 차이를 두려고 했다. 섬세했다. 중요한 부분인데 감독님이 그렇게 해주셨다. 저라면 X를 누를 것 같다. 무서워서 못할 것 같다. 다시 돌아왔을 때는 상우와 동일하지 않을까 싶지만 대입을 해보면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 상우라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무엇인가.

"군중에 대한 시선이다. 군중에 어떻게 묻어있고 살아남을까를 초반부터 고민했다. 어찌보면 지나갈 정도로 무던하게 있다가, 어느 순간 리더가 됐다가 여러가지 면이 있다. 상우가 판단했을 때 튀지 않고 그 안에서 그룹을 만들고 살피고, 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 상우가 알리(아누팜 트리파티 분)에게 계속 잘해주다가 극적 반전을 맞는다. 상우의 자상함과 어두운 면모 중 다크함이 드러나는 장면인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상우가 알리에게 배려를 해주거나 따뜻한 면을 보여줄 때 '왜 그랬을까' 라는 얘기를 감독님과 나눴다. 그게 진짜일까. 자상함일까. 시작점부터 알리에 대한 시각은 일반적인 배려나 따뜻함이 아닐 것 같아서 초반부터 고민이 많았다. 오히려 그걸 이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리를 이용하는 장면이나 알리를 대하는 태도가 제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어느 부부에선 알리를 믿기도 했다."

- 상우가 게임이 진행될수록 달라지는 모습이 가장 잘 보여지는 캐릭터인 만큼 '오징어 게임'에서 중요한 인물이었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도 컸을 것 같다. 알리 외에 조상우의 변화에 신경을 쓴 부분들은?

"나에게도 저런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찾아본 것 같다. 알리를 대하는 태도든, 목숨이 걸리지 않아도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는 순간. 저런 선택을 할 수 있고 설탕 뽑기에서 나는 알아도 얘기하지 않는 것 등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무서운 건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다는 거다. 멀지 않았다. 재미있어서 그런 쪽으로 해석을 했다. 기훈에게 욕을 하고 싸우고 마음을 다 내뱉는 상황이 된다. 누군가를 해치면서까지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다. 그런 변화 과정이 잘 보여지길 바랐다. 다만 너무 처음부터 드러나지 않았으면 했다. 보통의 인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외형적으로도 표현이 됐으면 했다. 감독님도 그런 얘기를 해주셨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해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달고나 뽑기에서의 선택, 알리와의 대결, 유리공 아저씨를 민 장면, 새벽에게 한 일 등 공분을 일으킨 상우의 행동에 대해 배우로서 어떻게 바라봤는지 궁금하다.

"누구나 그럴거라고 공감할 수 있게 하도록, 맞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상우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그 상황이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 거 같다. 달고나 같은 경우엔 확실치 않은 부분에서 굳이 내가 얘기를 해야 하나 싶고, 누군가를 해치는 신에서는 저는 그렇지 않겠지만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사실 상우는 욕이 칭찬이다. 욕을 먹어야 된다기 보다는 욕을 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그래서 상우의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는 반응이 마음 아프면서도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

- 기훈은 456억원을 사용하지 못했는데, 실제라면 어떨 것 같나. 또 상우라면?

"고민을 해보면 내 돈이 아닌 것 같을 거다. 기부 같은 좋은 일에 쓸 것 같다. 가족을 위해서든, 다른 분께 부탁을 하든 좋게 처리를 하고 싶다. 만약 상우라도 똑같이 못 쓰지 않았을까 싶다."

- 이런 '오징어 게임' 까지는 아니겠지만, 살아오면서 목숨을 걸고 해봤다 하는 것이 있다면?

"연기를 하면서 목숨 걸고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기 보다는 '이 시간을 걸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인 것 같다. 연극을 할 때, 작품을 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기도 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연기를 한다는 것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많은 것을 걸고 열정적으로 했다. 무대에 서기 위해 오디션을 보고, 연습을 할 때 몸이 부서져라 했다. 그 때 가장 큰 욕망이 있었던 것 같다."

- '오징어 게임' 흥행에 득남까지 겹경사를 맞이했다. 가정을 꾸리고 아버지가 되면서 생기는 책임감이나 마음가짐의 변화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이라 감사하다. 더더 잘해서 건강하고 예쁘게 잘 키우겠다. 저에게 엄청 많은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가정 속에서도 어마어마한 일들이 생겨서 저도 신기하고 감사하다.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요즘은 작품을 대할 때도 안 힘든 것 같다.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일들이 생겨서 앞으로 좋은 메시지를 전하는, 건강한 배우가 되려고 노력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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