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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막을 수 있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나올까


카이스트 연구팀,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 이용 후보물질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팬데믹(대유행)에 대비할 수 있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 전임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결과로는 렘데시비르보다 우수한 항바이러스 기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물 실험 단계에서 독성이 확인되는 등 풀어야 할 숙제도 확인됐다.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공동연구팀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내놓았다고 8일 발표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현재 인류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상품명 베클러리)가 현재 임상에서 사용 중이다. 사망률은 감소시키지 못하고 회복 기간을 5일 정도 단축함으로써 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도가 향상된 약물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해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약물을 신속하게 발굴할 수 있었다. [사진=카이스트]
정확도가 향상된 약물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해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약물을 신속하게 발굴할 수 있었다. [사진=카이스트]

렘데시비르는 정맥 주사제여서 의료기관에서 입원을 통해 수일 동안 투여받아야 한다. 팬데믹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약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는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상엽 특훈교수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공동연구팀은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팬데믹 상황에 대응한 신속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을 수립했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방식이다. 이 전략은 신약개발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 적합한 신약 개발 전략이다.

KAIST 연구팀의 장우대 박사는 우선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해 6천218종의 약물 가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실험으로 이 약물들을 모두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는 약물만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도입했다.

연구팀은 또한 바이러스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핵산 유사체(nucleotide analogues) 기반 전구약물(prodrug)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전구약물은 그 자체로는 약효가 없고 체내 대사를 통해 활성형 구조로 변환돼야만 약효를 나타낸다.

전구약물은 활성형으로 구조변환 후,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여러 핵산 유사체 기반 전구약물들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 성공했고 도킹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가상 스크리닝으로 선별된 38종의 약물에 대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생물 안전 3등급(BSL-3) 실험실에서 세포 이미지 기반 항바이러스 활성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약효를 검증했다.

먼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감염시킨 원숭이 신장세포(Vero cell)를 이용한 시험관 내(in vitro) 실험을 수행한 결과 38종의 약물 중 7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검증된 7종의 약물에 대해 인간 폐 세포(Calu-3 cell)에서 추가 검증 실험을 수행했고 3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후보 약물에는 암과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오미팔리십(omipalisib), 암과 조로증(progeria)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티피파닙(tipifarnib), 식물 추출물로써 항암제로 임상이 진행 중인 에모딘(emodin)이 있다.

특히 오미팔리십은 현재 코로나19 표준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대비 항바이러스 활성이 약 2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티피파닙은 렘데시비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세포 수준에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된 약물은 바이러스 감염 동물모델을 이용한 전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과기정통부의 코로나 치료제 전임상 지원사업을 통해 후보 약물 중 하나의 약물에 대해 약효를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동물에 대한 약물 독성이 나타났다. 약물의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유효 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약물 농도를 찾기 위해 추가 전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후보 약물들에 대해서도 전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유사한 바이러스나 신종 바이러스 출현 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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