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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례] '신유통 혁명'의 허상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

장사는 '마진'의 게임이다. 팔기는 많이 판 것 같은데 이것저것 제하고 남는게 없으면 헛장사나 다름없다. 겉은 화려해보여도 알맹이가 없는 장사이기는 홈쇼핑도 매한가지다.

최근 발표된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을 보면 '무점포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다. 선발업체의 영업이익율은 고작 1%, 많아봐야 간신히 3%를 넘기는 수준이다. 후발업체들이야 아직 흑자도 내지 못하고 있어 영업이익을 말한 단계도 아니다.

이쯤되면 무점포업체들의 실상은 겉으로 평가되는 것보다 상당히 초라하다고 해도 과장은 아닌 듯 하다. 수천평이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교통유발 부담금을 내는 것도 아닌 홈쇼핑업체들의 고비용구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 답은 업체들의 과열경쟁에 있다. 송출권 확보라는 명목으로 SO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가 전체 매출의 2%에서 많게는 7%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은 특성상 고정채널이 없다. 지역마다 홈쇼핑 채널이 다른 이유는 이 때문이다. 고객이 특정 채널을 기억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채널 노출이 큰 KBS MBC 등 공중파 채널 사이나 소위 로(Low)채널, V대역 확보 경쟁이 뜨겁다. 유리한 채널을 확보하기위해 SO 지분을 사거나 자금대여도 모자라 너도나도 송출료를 높여 부른 탓에 스스로 비용구조를 키운 것이다.

여기에 '마감임박' 등 충동구매를 부채질하는 영업방식 때문에 주문하고 취소하거나 반품하는 비율이 높다. 주문이 실제 구매와 연결되는 전환율이 60%대에 머물고 있어 이로 인한 비용부담을 떠안고 있다.

이런 요소들은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홈쇼핑업체들의 이익을 갉아먹는 고질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그마나 고속성장을 하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폭의 매출 확대로 이런 부담을 상당 부분 상계할 수 있었지만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한 올해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고정비는 같은데 매출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줄면 심각한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100원을 팔아 1원을 남기는 구조라면 홈쇼핑의 '신유통혁명'은 허상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유통채널의 기능을 위해서라도 고비용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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