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은 아마 외계 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인 SETI라는 연구를 들어봤을 것이다. ‘외계지능 찾기(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인 이 연구가 IT 업계에 알려진 건 SETI@Home 과제 때문이다.
1999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은 버클리 대학에서 개발한 '네트워크 컴퓨팅을 위한 버클리 공개 인프라스트럭처(BOINC)'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용자 PC가 쉬고 있는 동안 PC의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쪼개서 각 PC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의 그리드 컴퓨팅이었다. 최근까지 약 40 만대의 PC가 여기에 참여해서 활용되고 있다.
IBM은 자체적으로 ‘월드 커뮤니티 그리드(WCG)’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마찬가지 방식으로 암 연구,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한 연구, 말라리아 치료제 연구 등 22가지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그 중 11가지는 완료를 했다. 이에 참여하는 회원은 61만 명이 넘고 동원된 기기가 230만 대에 달한다.
IBM은 이 프로젝트를 2004년 11월에 시작했고 윈도, 리눅스, 맥 OS, 프리BSD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돌아가는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초기에는 유나이티드 디바이스의 그리드MP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으나 나중에 위에서 언급한 버클리의 BOINC 소프트웨어를 채택했다.
◆샤용되지 않은 안드로이드폰 활용
이와 같이 우리가 갖는 컴퓨팅 장비가 사실 많은 시간 동안 사용되지 않고 놀고 있을 때를 이용해서 전세계 규모의 네트워크 컴퓨팅을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은 여러 연구 기관을 통해 추진되어 왔다.
최근 SETI@Home을 시작한 버클리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이며 휴스턴 대학 겸직 교수인 데이비드 앤더슨 교수 팀은 새로운 착안을 했다. 6개월의 개발을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SETI@Home에 사용된 BOINC 프로그램을 동작시키도록 한 것이다.
세상에는 이미 5억 대가 넘는 안드로이드 폰이 사용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기의 수준은 과거 BOINC 프로그램이 올라가던 PC의 성능을 넘어섰다.
사용되고 있지 않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활용하는데 가장 문제점은 배터리 소모 문제다. 앤더슨 교수 팀은 그래서 스마트폰이 충전되는 시간이나 와이파이에 접속되어 있을 때만 사용하도록 했다.
사실 2008년부터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BOINOID 프로젝트를 통해서 개념을 검증하였고,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 소개하였으나 시기적으로 너무 이른 점 때문에 크게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폰용으로는 구현하기 어렵다. 프로세서에 직접 접근하는 코드 때문에 애플이 앱으로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점 때문이다. 오픈 프로그램, 오픈 하드웨어의 유용성은 이런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점인 것이다.
◆ 안드로이드 강국 한국, 플랫폼 개발 고려해 볼 때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만 한다. 따라서 기술적 이슈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가이고, 이는 다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과제의 의미와 가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
안드로이드에 가장 집중된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학계와 연구소, 기업이 협력해서 이런 미들웨어나 앱을 개발하거나, 국제적 공동 노력을 통해 인류의 다양한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모바일 그리드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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