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분할되는 하이닉스, 어떻게 되나

 


하이닉스이사회가 채권단이 제시한 회사 분할안을 승인함으로써 하이닉스는 3~4개 부문으로 쪼개진 뒤 매각이나 일부 독자적인 생존의 수순을 밟게 됐다.

하이닉스는 우선 약 한 달간 전문기관의 정밀 실사를 거쳐 경쟁력이 있는 부문과 없는 부문 등으로 나뉘게 된다.

실사를 거쳐봐야 하겠지만 하이닉스는 메모리부문과 비메모리부문,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기타부문 등으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이중 메모리부문은 '살릴만한', 비메모리부문과 TFT-LCD 부문은 '매각할', 나머지는 '정리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하이닉스 역시 경쟁력이 있는 메모리부문을 살려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방안이 가장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대신 비메모리부문과 TFT-LCD 부문은 적극적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의 매각협상 중에도 메모리부문의 생존을 전제로 한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채권단에 제출한 바 있다. 또한 비메모리부문을 매각해 해외 자금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밝혔었다.

하이닉스의 메모리부문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아직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26.99%)와 마이크론(19.06%)에 이어 세계 3위(14.47%)를 유지했다.

하이닉스는 설비투자 시기를 놓친 감이 있지만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투자대비 효율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경쟁력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부문 중에서도 부분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론은 하이닉스의 미국 유진공장을 탐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메모리부문 매각에는 동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메모리부문은 향후 '황금알'을 낳을 가능성은 높지만 '시간과 돈'이 꾸준히 투자돼야 한다.

비메모리부문은 메이저 D램 기업인 '하이닉스' 브랜드 효과의 덕을 봤다는 시각이 옳다. 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마이크론과의 협상과정에서도 비메모리부문의 생존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TFT-LCD부문은 채권단과 하이닉스 측 모두 매각에 이의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 부문은 대만의 캔두 등과 매각을 추진하다 결렬되기도 했지만 TFT-LCD 부문의 향후 시장 전망이 밝아 충분히 매각가능한 부문으로 꼽힌다.

하이닉스이사회가 회사 분할안을 승인한 것은 '자체 생존방안'과 채권단 측 제시안의 큰 틀이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채권단과 하이닉스의 '분할 및 매각'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채권단이 제시한 하이닉스 분리안에는 '부분 생존'을 담보하는 어떠한 내용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의 메모리 독자생존의 '꿈'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하이닉스를 쪼갠 뒤 전부 매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하이닉스 이사회가 분할안을 승인했다는 것은 그동안 주장해 왔던 독자생존안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채권단은 늦어도 7월까지 하이닉스이사회를 새로 구성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통해 하이닉스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것. 마이크론과의 협상처럼 이사회의 '반란'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가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하이닉스 구조조정특별위원회가 수립한 구조조정방안에 대해 이사회의 동의를 거칠 것"과 "실사를 담당할 외부 전문기관 선정과 업무범위를 협의해 결정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은 채권단의 이같은 방침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사진이 채권단의 수중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뚜렷한 제동장치가 없다는 것이 하이닉스의 한계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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