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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SW업계의 '희노애락'


SW-IT서비스 업계 주요 사건사고는?

2010년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SW강국으로의 육성'이라는 정부의 비전과 함께 희망을 안고 출발한 올해, SW 업계에는 기업 매각과 인수, 대표들의 교체,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 업체의 분쟁 등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났다.

한국IDC의 전망에 따르면 2011년 IT 산업 중 소프트웨어 영역이 7% 성장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사다난했던 경인년(庚寅年) 한해를 마무리하며 SW 업계 종사자들을 울고 웃게한 사건들을 돌아봤다.[편집자주]

◆희(喜)

SW 업계를 즐겁게 한 낭보 가운데서도 올해 SK C&C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직원 1인당 1만주의 우리사주를 분배하고 보호 예수 기간인 1년 동안 주가가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만원에 분배한 주가는 보호예수기간 종료 시점인 지난 11월 9만원대로 치솟으며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보호예수시간 종료 후 시장에 풀린 SK C&C 우리사주 물량이 예상보다 적어, 내년 회사 성장세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 심리를 읽을 수 있다.

올해 글로벌 업계는 활발한 인수, 합병 과정을 거치며 몸집을 부풀렸으며 통합 서비스 시대로의 준비된 모습을 갖춰나갔다. 이같은 행보와 더불어 글로벌 SW 기업은 잇단 수장 교체로 새 바람을 몰고왔다.

시트릭스시스템스는 한국 지사 대표로 시스코코리아 이사 출신인 오세호씨를 영입했다. 오세호 대표는 약 20년간 IT와 네트워크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로, 시트릭스 합류 이전에는 前 시스코코리아 통합커뮤니케이션(UC) 총괄 이사를 역임한 올해 46세의 인재다.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는 40대 초반의 여성 CEO 우미영 대표를 영입했으며 SAP코리아의 형원준 대표와 한국넷앱 김백수 대표, 다쏘시스템코리아 조영빈 대표, 엑시스코리아 윤승제 대표 등이 모두 40대 초반과 중후반의 나이에 대표로 잇따라 선임되며 40대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인포매티카는 공석이던 지사장으로 최승철 전 한국 HP 전무를 선임했고, CA테크놀로지스는 한국 신임 지사장에 마이클 최(Michael Lee Choe)를 선임했다.

트렌드를 이끄는 IT 업계에서 글로벌적 감각으로 무장한 신임 CEO들이 임명되며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노(怒)

"올해는 대표 토종 SW 기업에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국산 SW 기업들이 잇단 수난을 겪었다.

전세계적으로 오피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전장을 내며 '아래아한글' 워드 프로그램으로 토종 기업의 자부심을 지켜온 한컴은 최근 대표이사와 이사진이 횡령 배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며 매각 상황까지 치달았다.

지난 2월 '한컴 오피스 2010'을 출시하고 일부 성과를 거뒀으나 기업평가의 1순위나 다름없는 경영진의 청렴성에 의혹이 불거지며 코스닥 상장 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르는 위기를 맞았다.

21일 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실질심사 위원회의 심의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으며 지난 22일 주식 매매가 재개됐다. 그러나 회사 대표의 횡령 혐의는 한컴 이미지에 심각한 훼손을 입히며 매각으로 이어졌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보안 SW 전문 기업 소프트포럼에 9월 인수되며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컴의 신임 대표로 내정된 이홍구 전 델코리아 대표는 한컴의 글로벌화를 이뤄내고, 한국 IT 산업에 이바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역시 국산 SW 대표 기업으로 불리던 핸디소프트도 자금 횡령설에 휘말리며 기업 청렴성에 큰 훼손을 입었다. 핸디소프트는 사주의 횡령 혐의로 8월 2일 주식 거래 중단이라는 위기를 맞았으며 현재 기업 매각 과정 중이다.

핸디소프트는 실질 사주가 기업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상장 폐지 위기에 내몰렸으며 매각 여부 또한 불투명한 상태다.

치열한 수주 전쟁 사이에서 기업 간 분쟁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SK C&C와 쌍용정보통신이 카자흐스탄 동계 아시안 게임 SI 사업권 입찰과정에서 쌍용정보통신이 SK C&C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등의 요인을 들어 형사 고소한 것. 이에 대해 SK C&C는 맞고소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보였으나, 법원에서 혐의없음 판결을 받으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유난히 IT 서비스 기업들의 과당 경쟁과 이로 인한 흠집내기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많았다"며 "대중소 상생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업계에도 정당한 상도의가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애(哀)

올 초 국내 금융권 최대 IT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국민은행 차세대 프로젝트가 오픈을 앞두고 실무담당자의 자살 소식으로 업계를 망연자실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월 국민은행 IT개발팀장 노모씨는 서울 서강대교 남단 한강 둔치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자살로 발표됐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노씨가 4개월여 전부터 은행 통합전산망 구축 작업을 진행하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T업계 관계자들은 "28개월동안 작업한 차세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 완료된 시점에서 자살을 선택한 게 잘 이해되지 않지만, 안타까운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에서는 과로와 격무에 시달리는 SW 업계 종사자들의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각종 컨퍼런스와 공청회, 세미나 등을 통해 IT 서비스 유지보수 비용 댓가 현실화와 수발주 제도 개선, 대중소기업 상생 등 IT 산업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IT 종사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대변하는 일명 4D, '드림리스(Dreamless)'에 대해서도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W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의 시작은 발주제도 및 관행의 선진화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업계의 요구사항을 정부가 수렴하고 이를 각종 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앞서 토종 SW 기업들이 대표의 횡령 혐의로 비난에 휩싸였던 것과 달리 국산 대표 SW 기업 티맥스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자금 압박으로 워크아웃 상태까지 내몰렸다.

지난 1997년 박대연 KAIST 교수가 설립한 티맥스소프트는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시스템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토종 OS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막대한 예산과 인력 투입으로 자금난에 시달려 왔으며 IT 서비스 분야에 진출하며 경영난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 2008년 매출액 1천억원 돌파하며 토종 SW업체로 자리매김하는듯 했으나 막대한 부채로 인해 OS 개발사 티맥스코어를 삼성SDS에 매각했다. 이후 워크아웃을 신청, 10월 채권금융기관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서'를 체결했으며 2013년 6월까지 원금 전액 상환 유예 및 최저 이자율 적용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종욱 사장은 "위험 요인이 해결되고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국내 최대 SW 기업의 위상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락(樂)

올해는 SW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함께 IT 한류 열풍이 한층 점화돼 업계를 고무시켰다.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주요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해외매출 비중을 기존 5~13%선에서 7~20% 선으로 높여 잡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LG CNS 역시 이날 스리랑카 태양광 발전소 구축사업 계약 소식을 알렸다. LG CNS는 2009년 2조5천268억원의 매출 가운데 해외사업에서 2천67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대비 10.6%를 차지했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등 해외 전략거점을 중심으로 LG계열사 지원에서 벗어나 해외 경쟁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삼성SDS는 2010년을 글로벌 원년으로 삼고 전체 매출 목표 4조1천400억원 중 해외사업 매출 액 8천300억원을 달성, 해외매출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며 공격 경영에 나선 바 있다.

지난 4월 중순 국내 ICT서비스 수출 역사상 최대인 4억4천만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유정시설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며 위용을 뽐냈다.

총 사업규모 7천650만 달러에 달하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시 ITS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SK C&C 역시 해외 사업비중을 늘리는데 사활을 걸고, 중앙아시아와 중국 등을 집중 공략 중이다. 특히 지난 9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미국 전자결제서비스 분야의 유력기업인 FDC와 '북미 지역 신용정보관리(TSM) 서비스 공동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북미 시장권 진출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중소 IT 서비스 업체와 SW 업체 역시 특화된 기술력과 현지 맞춤형 서비스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올해 SW업계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대중소 상생협력위원회가 결성되고 이에 따른 세부적인 실천 계획이 발표되며 상생 발전의 원년이 됐다.

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각광받으며 사회적으로 SW의 중요성이 각인되는 효과를 얻었다. 아이폰 수입을 통해 촉발된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주목을 받으며 SW를 정책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정명화기자 so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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