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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뱅킹혁명]③금융 혁명, 누가 만들어내나


금융IT화 뒤의 숨은 일꾼 IT 서비스 기업들

'뱅킹 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은 최고의 시스템을 앞세워 고객들에게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해, 첨단 금융기업이라는 입지를 다지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주요 IT 서비스기업들은 프로젝트당 수천억 원에 달하는 금융권 프로젝트의 성공을 통해 자사의 기술력과 프로젝트 역량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금융권, 수천억 쏟아부어 IT로 무장

국내 리딩은행인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말 차세대 시스템 '마이스타'를 구축을 완료했다. KB국민은행은 '마이스타' 구축을 통해 하루 1억6천만건의 거래 처리가 가능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IBM이 KB국민은행의 신용카드 사업 부분을 포함한 계정 계 전체 업무에 대한 분석, 상세 설계, 시스템 구축을 맡았다. IBM은 주계약자로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공통·상품·계약·정산 등의 주요 기반업무와 고객서비스·대외 결제·여신·심사·국제 업무를 담당했다.

이 프로젝트의 부사업자는 SK C&C와 삼성SDS. SK C&C는 수신, 여신, 고객정보, 대행, 제휴, 회계업무를 삼성SDS는 카드처리 및 카드대외 업무를 각각 담당했다.

시스템 오픈으로 2천600만 안팎의 국민은행 고객들은 새 계좌를 개설할 때 휴대폰 번호 등 외우기 쉬운 번호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3년치 인터넷뱅킹 내역도 단번에 조회된다. 새 시스템 도입에 따라 신규 계좌를 개설할 때 휴대폰 번호나 생일 등 외우기 쉽고 고객이 원하는 번호를 계좌번호로 사용할 수 있다.

이보다 6년 가랑 앞인 지난 2004년 9월30에는 2002년12월부터 총 2천4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우리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가동됐다. 우리은행은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국내 메이저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차세대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이 그룹 IT 자회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과 한국IBM이 수행한 것으로, 당시로선 최대 개발비를 투입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샀다. 계정계시스템 중심의 차세대 시스템(NBS)을 비롯해 여신종합관리시스템(CRMS), 데이터웨어하우스(EDW) 등 다양한 솔루션으로 구성됐다.

차세대 시스템의 가동으로 우리은행은 24시간 365일 '연중 무중단 서비스' 체계를 확보했다. 평생고객 계좌번화 서비스 제공, 계정계와 정보계가 통합된 통합단말 환경 실현, 여신정보통합 및 거리프로세서 일원화, 신용리스크 기능 강화 등의 효과를 통해 금융IT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확고히 했다.

우리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은 개발 초기부터 비즈니스와 IT부문과의 유기적 관계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가장 신경을 쓴 우리은행은 금융상품 개발 시간을 평균 1개월에서 1주일 이내로 단축할 수 있었고 고객의 이용금리, 기간 등을 조합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등 은행, 보험, 투자 등의 원 스톱(One-Stop) 서비스를 강력한 경쟁력으로 갖추게됐다.

특히 우리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함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을 병행, 재해발생시 3시간 이내에 복구가 가능하다록 구축함으로써 '안전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포스트 차세대'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끝낸 금융기업이 프로젝트 완료 이후 미처 구현하지 못했던 신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추진하는 IT사업을 말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오피스 등 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포함하기도 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4년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오긴 했지만, 사실상의 전면적 보수나 다름 없는 포스트 프로젝트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선 것.

기업은행은 올해 말까지 요건분석을 마무리, 현 정보시스템의 개선점을 파악하고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 개선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중장기정보화전략(ISP) 수립 컨설팅을 진행하고 이후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는 전략이다.

2000년대 중반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주요 금융권은 이제 '포스트 차세대' 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금융권의 IT 무장이 앞으로도 계속 활발해진다는 의미다.

◆금융IT화 뒤의 숨은 일꾼 IT 서비스 기업들

금융권 IT화의 완성은 IT서비스 기업의 중심 아래 한국IBM이나 한국HP 등 글로벌 서버 업체들과 오라클이나 SAP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각종 솔루션이 하모니를 이룸으로써 완성된다.

특히 금융IT 프로젝트는 주요 IT 서비스 기업들의 각축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농협 차세대 시스템은 오픈 당시 초당 최대 5천건 처리가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방형 금융시스템 구축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현재 수행중인 대구은행 차세대 사업은 계정계 재구축, 다중채널통합(MCI), 통합단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및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을 포함하는 대규모 구축 사업으로 내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시스템 오픈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삼성생명 차세대 사업은 국내 최대 생명 보험사의 시스템 구축사례로, 삼성SDS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자바 프레임워크인 애니프레임(Anyframe) 엔터프라이즈 기반으로 핵심업무 시스템을 구축하여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외에 공무원연금공단, A&P 파이낸셜 등의 차세대 사업을 수행 중에 있으며, 삼성카드, 신한생명 등의 다양한 단위 시스템 구축도 진행 중이다. 삼성SDS는 금융사 ITO서비스, 컨설팅, 시스템 개발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1천여 명의 인력을 유기적으로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있으며, 금융업 전 업종에 대한 다양한 수행경험 및 패키지, 자체개발엔진을 기반으로 향후 공공 금융기관과 중소형 금융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총 17개 영역의 50여개 시스템을 '빅뱅방식'으로 오픈하는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의 계정계 시스템을 맡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지난해 8월에는 굿모닝신한증권 차세대, 수협은행 차세대, 한국예탁결제원 차세대시스템 등 금융권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신한카드SM, ING 생명 외주통합, 한화/제일손보통합, 예금보험공사통합 아웃소싱 등 10여 개의 굵직한 금융권 프로젝트를 수행중에 있다.

이 회사는 무엇보다 프로젝트 관리체계가 강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는다. 예를 들어 차세대시스템 구축의 경우, 고객의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방법론에 대한 검증이 있어야 하는데, LG CNS는 프로젝트의 성공 경험이 많고 타사보다 월등한 각종 관리 툴을 보유하고 있어 프로젝트 관리체계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또한 전사적인 관점에서의 모니터링 및 지원체계가 잘 되어 있는 것도 강점으로 알려졌다. 외부 감리가 없는 금융권 사업에서 외부감리를 대체할만한 객관적 관점의 품질 진단을 시행하고, 테스트 튜닝, 보안, 리스크 진단 등 모니터링 체계가 세분화, 체계화 돼 있어 전사적 차원에서 이를 지원한다는 것.

올해 하반기에만 400명 가량을 채용하는 등 최근에는 우수 인력 확보에 가장 열정적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 트렌드를 예측하고 이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R&D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정도경영의 일환으로 협력파트너와 성공을 같이 나누는 것 역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SK C&C는 올해 IT서비스 업계 최초의 과감한 신기술 도입과 성공적인 사업 수행으로, 차세대와 CMBS, IFRS 등 금융 시장 전 분야에 걸쳐 연속 수주를 거듭하며 금융 IT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실히 굳히고 있다.

SK C&C는 지난 1월, 한국투자증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2010년도 금융 사업 성과의 첫 신호탄을 올렸다. 그 후, 2월에는 최대 규모인 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사업에서 수신과 여신 등 차세대 계정계의 핵심은 코어 뱅킹(Core-Banking) 시스템을 오픈시켰다. 아울러 총 380억원 규모의 '금융 차세대 사업 마지막 대어'로 알려진 부산은행 차세대 금융 시스템 구축 사업'을 거머쥐는 등 은행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2 금융권에서도 동부화재 차세대 시스템, 아주캐피탈 차세대 시스템 PI, 외환선물 차세대 시스템 등을 수주하며 금융 명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바(JAVA)는 금융권에 맞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JAVA기반의 애플레이션 프레임워크를 대신증권과 SK증권 등의 금융 차세대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구현, 개발 및 유지보수에 드는 노력과 시간을 기존에 비해 20~30%까지 절약해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SK C&C는 금융권 프로젝트 성공의 비결로 사전 시장 분석을 통한 철저하게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금융 시장에 대비한 500명의 금융 전문인력과 선진 솔루션, 고유의 IT서비스 방법론 및 업무 프로세스 정립을 바탕으로 금융 타깃 시장에 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고객 맞춤형 밀착형 선제안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밖에도 그룹사 중심의 IT 서비스 회사들도 카드사 경험 중심의 금융 프로젝트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카드 차세대 시스템 등 전업계 카드사 구축경험을 보유하고, 현재 부산은행 차세대 시스템 카드업무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이 회사는 ▲ 카드정보 통합 조회 ▲ 포인트 실적 서비스 ▲ 디지털부산카드 정산업무 등 카드업무의 주요 기능들을 개선하여 대고객 서비스를 증대시키고, 영업점 업무를 간소화해 나가고 있는 것.

롯데정보통신은 전업계 카드사 차세대 시스템 구축 경험과 은행계 카드 시스템 구축 경험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그룹 내 손해보험, 캐피탈 등 구축 경험을 발판으로 앞으로 금융IT 대외사업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 초 금융영업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 충원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IT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금융분야는 솔루션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최첨단 IT 서비스 도입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고객들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계속 펼쳐질 것"이라며 "차세대 프로젝트가 끝나기도 전에 포스트 차세대가 시작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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