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생활 침해 인터넷에 메스 드나?


미국 정부가 인터넷 기업의 프라이버시 침해 행위에 대해 더 강력하게 메스를 들이댈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인터넷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기 위해 새 법을 만들고 이 문제를 관할할 새 조직을 만드는 것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음주에 상무부가 새 법 권고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에는 상무부의 권고를 정책으로 다듬을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됐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인터넷 정책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동안 미 행정부는 인터넷 규제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규제가 이 산업의 혁신을 가로 막는다는 주장이 더 거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그들은 당신이 어제 무엇을 했는 지 알고 있다(What They Know)'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대형 인터넷 기업의 허술한 개인정보 취급 상황을 까발렸다.

특히 유력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협력업체들이 돈을 받고 개인정보를 광고 업체 등에게 팔아온 사실도 밝혀냈다.

또 구글은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위해 지나치게 정밀하게 거리를 촬영하다 건물 소유주 등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구글은 특히 이 과정에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무선망을 통해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 각국으로부터 몰매를 맞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미국에는 현재 프라이버시를 다룰 종합적인 법이 없는 상황이다. 대개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다루고 있지만, 침해 행위가 사기(deceptive)에 가깝거나 부당(unfair)하다고 여겨질 때만 행동에 옮기도록 돼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인터넷 기업의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해 미국보다 캐나다, 영국,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더 강력하게 제재를 가한 것도 그 나라 개인정보 법이 미국에 비해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 로렌스 E 스트리클링 차관보는 "프라이버시 보호는 인터넷 산업이 사용자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법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데 (인터넷 업체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사용자가 알아서 자신의 정보를 지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에 상무부가 내놓을 리포트는 최종적인 것이라기보다 프라이버시에 관한 공식적인 행정부의 정책을 만들기 위해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수준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FTC도 연말까지 새로운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FTC는 이 보고서에서 인터넷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마케터나 광고 업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추적 방지 툴 개발을 인터넷 기업에 요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결국 흐지부지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최근 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프라이버시 존중에는 찬성하지만, (시장 자유주의자들인 그들이)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규제 파워가 강화되는 것은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상무부와 만나 그 보고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프라이버시 옹호 그룹의 한 관계자는 "결국 립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보고서 구조가 산업 자율 규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정부 노력을 폄하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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