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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스마트워크, 정부-노조 도움 절실"


노조가 직접 적용해 '효과체험'…정부는 세제혜택 지원

"스마트워크를 시행하는데 고통은 없었냐고요? 당연히 지독하게 고통스러웠죠! 그 고통은 지금도 일부분 있답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적용해 연간 1조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는 영국 통신사 브리티시텔레콤(BT) 정책 총괄자에게 스마트워크 적용시 어려움을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현재 전세계 BT 직원들은 10만여명 가량 된다. 스마트워크로 일하면서 집에서 상주하는 인력은 그 중 10% 정도. 한마디로 회사에 전혀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만 일하는 것이다.

70%의 직원은 '애자일워킹'을 한다. 즉 회사에 일정부분 출근도 병행하면서 집이나 별도 센터에서 근무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BT가 사무실 비용이나 직원 교통비 및 각종 잡비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연간 수천억원 수준. 그 밖에 직원들의 출퇴근 등으로 발생하는 환경부담관련 기회비용까지 합산하면 연간 1조원 가량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게 스톤 대표의 설명이다.

◆스마트워크, 잘못하면 노조 반발 '역풍'

그러나 그는 스마트워크에 대해 섣불리 '장밋빛 상상'만하고 도입할 일은 아니라고 못박는다.

"스마트워크를 무조건 적용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회사마다 문화나 특성이 다르고, 업무마다 성격이 다르니까요. 회사 특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판단해야지, 유행에 따라 섣불리 도입했다가는 노사 관계만 악화되기 십상이죠."

스톤 대표는 "영국의 노조도 매우 강성"이라면서 "처음에 BT가 스마트워크를 적용하려 할 때 '재택근무'를 명받은 직원들은 이를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심하게 반발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스마트워크를 통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직원들은 '고립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스톤 대표는 솔직하게 말한다.

동료와의 사회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회사에 출근하는 다른 동료에 비해 위기감이나 외로움도 더 커진다는 것이다.

영국 BT에서 스마트워크를 적용하던 초기, 노조에서 강하게 반발했던 이유도 이같은 상황 때문이었다.

그러나 스톤대표는 노조에 스마트워크 프로그램을 직접 적용하면서 난관을 극복했다.

스톤 대표는 "노조에 스마트워크를 적용한 이후부터는 그들도 스마트워크가 일의 효율성과 가정에 충실함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노조의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비로소 스마트워크를 전사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조에 스마트워크를 적용하고 난 이후부터는 BT에 파업이 없네요."

아직도 BT에게 있어 스마트워크 시행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BT 직원이라는 '소속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나 동료 직원들과의 연결고리를 끈끈하게 갖도록 하는 것은 여전한 숙제다.

스톤 대표는 "도입시 노조와의 대화나 직원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직원 대표 그룹, 혹은 포커스 그룹을 결성해서 심도깊은 대화를 하고 직원의 괜한 오해는 미리 불식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직원의 건강문제나 안전문제 등을 쉽게 체크할 수 없는 점이 아직도 좀 어려운 부분입니다. 스마트워크는 노약자나 장애인 직원들에게 적용해도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집기 구입비용 등에 영국정부가 세제혜택

영국 정부도 스마트워크를 적용한 BT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정부의 가장 큰 혜택은 뭐니뭐니해도 '세제혜택'이다.

BT의 경우 PC와 같은 사무집기 구입 비용이나 직원들의 가정에 지원하는 초고속인터넷 및 전기료 등에 정부가 세제혜택을 줬다고 한다.

스톤 대표는 "정부 입장에서는 스마트워크로 출퇴근 인력이 줄어들면 탄소 발생량이 줄기 때문에 대단히 장려할만한 정책"이라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스마트워크 활성화에 한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결국 스마트워크 시행으로 가장 큰 혜택을 실현하는 곳은 기업 당사자"라면서 "이를 눈치챈 기업들은 정부 도움 등이 없어도 적극적으로 스마트워크 시행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워크가 10년전부터 적용됐었는데, 최근에야 더욱 빛을 보는 이유는 바로 원격 근무를 충실히 지원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기술이나 모바일 단말기 및 원격 회의 솔루션 등이 충분히 발달했기 때문이다.

스톤 대표는 "한국의 경우 KT를 중심으로 스마트워크 실현운동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은 어느나라보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뛰어나고 모바일 환경 전환이 빠르기 때문에 스마트워크 구현에 매우 유리한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들이 이 부분 한가지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스마트워크는 결국 '패키지'에요. 테크놀로지(기술)와 퍼니처(사무실), 그리고 일하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기업 문화) 등이 함께 변화해야 성공할 수 있는 패키지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한국이야 말로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스마트워크를 적용할 수 있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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