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21, 한국체대)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한민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굵직한 한 획을 그었다.
이상화는 17일(한국시간) 오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 2차 레이스에서 37초85를 기록하며 합계 76초09로 여자빙속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총 36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여자 빙속의 성장을 전세계에 알린 쾌거다.
은메달은 세계기록(37초00) 보유자인 독일의 예니 볼프(1차 38초307, 2차 37초838/합계 76초14), 동메달은 중국의 왕베이싱(1차 38초487, 2차 38초144/합계 76초63)이 차지했다.
이승훈(22)의 5,000m 은메달, 신예 모태범(21)의 500m 금메달에 이은 너무나 기분좋은 성과다. 세계랭킹 3위인 이상화는 강력한 경쟁자였던 랭킹 1, 2위 예니 볼프와 왕베이싱을 모두 제치면서 리치몬드 오벌 빙상장을 뜨겁게 달궜다.
1차 레이스부터 이상화는 금빛 질주를 예고했다. 17조에서 볼프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100m를 10초34로 끊어낸 뒤 군더더기 없는 질주를 이어가며 38초24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간순위 1위에 오르며 금메달을 예고한 기분좋은 순간이었다.
정빙이 끝난 후 이어진 2차 레이스에서도 이상화의 거침없는 질주는 이어졌다. 마지막 18조로 또 한 번 볼프와 나란히 경쟁을 벌인 이상화는 100m를 10초29로 통과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볼프가 조금 앞서나가면서 그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끝까지 뒷심을 발휘했고, 볼프보다 약간 늦게 37초85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합계 76초09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잠시의 정적 후 합계가 발표되고 최종 순위가 확정되는 순간 이상화는 태극기를 흔들며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다. 지금까지 여자 부문에서 메달 자체를 하나도 따낸 적이 없던 한국이 단숨에 빙속계의 강국으로 부상한 영광의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한편, 이상화와 동반 출전한 한국의 이보라(24, 동두천시청)는 합계 78초80(1차 39초396/2차 39초406)으로 26위, 오민지(25, 성남시청)는 합계 79초58(1차 39초816/2차 39초768)로 32위에 머물렀다. 대표팀 막내 안지민(18, 이화여고)도 합계 79초14(1차 39초595/2차 39초549)로 31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북한의 고현숙은 합계 77초47(1차 38초893/2차 38초577)로 9위에 랭크됐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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