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과뒤]아이폰에서 G마켓이 안되는 이유


아이폰으론 G마켓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물론 G마켓 어플을 다운받아 '쇼핑'은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맘에 드는 물건을 골라도 '결제'는 할 수 없답니다.

열심히 쇼핑한 아이폰을 내려놓고 PC로 다시 G마켓에 접속해서 G통장에 현금을 입금해야만 비로소 결제가 이뤄집니다.

온라인 쇼핑을 실컷 즐기고 제품을 고른 다음, 그 매장에 직접 찾아가 돈을 지불하고 사오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G마켓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 중 최초로 아이폰에 입점했기 때문에 겪는 수모입니다.

'IT강국'인 대한민국이 어떤 곳입니까. 금새 아이폰에서도 결제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온라인 서점 예스24. 알라딘 등이 아이폰 앱스토어 입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G마켓에서도 아이폰에서 직접 대금을 지불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왜 아직까지는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에서는 모바일 쇼핑을 편리하게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아이폰 앱스토어에 있는 십여만개의 어플은 간단한 터치 몇번으로 살 수 있는 데 말입니다.

일단 키를 쥐고 있는 곳은 카드회사 입니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안전하게 결제를 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보안모듈은 전부 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액티브X 기반으로 구현돼있습니다.

이는 인터넷익스플로러가 아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 폰 같은 다른 운영체계(OS)를 쓰는 곳에서는 결제모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때문에 G마켓이나 예스24, 알라딘 등은 액티브X를 사용하지 않고도 결제정보 등을 보호할 수 있는 '비(非) 인터넷익스플로러(IE)'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카드 회사들은 결제승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저 "글쎄요, 잘 몰라서...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될까봐... '당국'에서 어떻게 생각할 지..."라는 이유로 카드사들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게 쇼핑몰 업계의 전언입니다.

기가막힌 것은 카드회사들 역시 스마트폰 결제 시장에 큰 관심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아이폰은 물론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 다양한 스마트폰이 대거 확산될 것이 분명하며, 이로 인해 온라인 쇼핑만큼이나 거대한 '모바일 쇼핑' 시장이 도래할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죠.

이미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는 신용카드 번호와 몇몇 정보만 입력하면 쉽고 간단하게 결제가 이뤄지는 것만 봐도 카드회사들이 모바일 결제 자체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드회사들은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00카드사가 비 IE 환경에서도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알려지면 "우리가 언제요! 모르는 일입니다!"라며 펄쩍 뛰고 없었던 일로 해버리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내로라 하는 온라인 쇼핑몰 및 금융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스마트폰 기반의 금융/결제 서비스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요, 이 자리에 나온 온라인 쇼핑몰 측 강사들은 하나같이 "예스24가 비IE 기반의 결제서비스를 2주만에 중단한 것은 아이뉴스24 때문"이라며 우는 소리를 했습니다.

아이뉴스24 보도 때문에 당시 결제서비스 제공업체였던 BC카드와 현대카드가 돌연 태도를 바꿨다는 말입니다.

BC카드 관계자도 참석을 했었는데요, 그는 "저희도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결제에)관심이 많아서 오늘 참석했습니다"라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쇼핑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와, 이들에게로 상권을 넓혀 '신천지'를 개척하고 싶어하는 국내 수많은 쇼핑몰과, 그 사이에서 톡톡한 수익을 챙길 카드회사까지 모두 원하는 모바일 결제, 대체 무엇때문에 '공식 서비스'는 제대로 안되는 걸까요.

행사에 참석한 금융결제원 관계자의 한마디가 떠오르는 군요.

"액티브X기반 보안 '권고' 사항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서 저희가 '악의 축'으로 취급받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과 계속 논의해 모바일 쇼핑쪽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과 기술, 소비자의 트랜드를 부디, 금융 당국이 '보조'는 해주지 못할망정 '걸림돌'만큼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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