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강세? 위피(WIPI)에도 길은 있다"


KWISF-WIDEF 공동 주최 위피 컨퍼런스 지상 중계

지난 4월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의무 탑재가 폐지된 뒤로 외산 단말기들이 국내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고 아이폰과 블랙베리 같은 스마트폰의 인기를 얻으면서 위피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위피 플랫폼이 '국내용'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세가 될 스마트폰과는 궁합이 안맞는다는 이야기인데, 위피는 정녕 이대로 퇴장해야만 할까.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과 위피개발자포럼(WIDEF) 공동 주최로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위피 개발자 컨퍼런스는 '개방'이란 화두를 고민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위피의 미래를 점치는 시간이었다.

참석자들은 모바일 플랫폼의 다양화 추세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여전히 모바일 콘텐츠 및 솔루션 사업자들의 매출 대부분은 위피를 통하는 것인 만큼 보완적인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통신사, 제조업체, 솔루션 업체들, 규제기관이 모두 모여서 한 마음으로 위피 이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토론 세션에 참석한 SK텔레콤 황순기 매니저는 "5% 미만인 국내 스마트폰 비중이 최근 단기간에 확대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대중적으로 확산될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황순기 매니저는 "대부분의 고객은 여전히 음성, 문자 중심으로 이용한다"며 "스마트폰과 앱스토어의 주요 사용층은 20~30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 구준우 팀장은 "스마트폰이 분명히 파급효과는 가져올 것이고, 지금보다는 시장 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국내 시장이 반드시 해외시장에서 보여준 양상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며 "컴투스는 아이폰 기반 게임과 함께 위피 기반 게임 개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순 위피진흥협회장은 "위피는 업그레이드에 있어서도 이동통신 3사와 제조사가 합의해야 하는 등 구심점이 되는 추진 주체가 뚜렷하지 않았고, 특히 안드로이드(구글)나 자바(썬)처럼 글로벌 기업의 지원이 없어서 빠르게 진보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위피도 분명히 현존하는 플랫폼 중 하나이고, 앞으로도 3~5년 정도는 나름대로의 시장을 갖고 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맞춰 위피 역시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은 "콘텐츠 사업자의 매출 비중이 단연 위피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피의 수명은 3~5년이라는 예측치보다 더 오래 갈 것으로 본다"며 "콘텐츠 사업자 상황에 따라 입장은 다를 수 있겠지만 위피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진 사장은 또 "지금으로서는 아이폰이 제일 많이 팔리는 플랫폼이고 앱스토어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아이폰에 관심이 몰려 있는 것일 뿐"이라며 "개발자는 위피든 안드로이드든 제일 경쟁력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집중해 열심히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 컨퍼런스 참석자는 "아이폰의 앱스토어 모델이 당장은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될 수도 있다"며 "애플에 대한 종속을 피하고 위피와 아이폰을 공존해 생각하는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개발자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서비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수요 자체가 적으면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국내에 얽매이지 말고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빌 이경일 이사는 "국내 앱스토어 시장은 자체 에코시스템을 갖추고 사용자 선택을 받기까지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같이 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임성순 회장은 국내 이통사들의 공격적인 앱스토어 운영을 주문했다. 그는 "기존 폐쇄형(walled garden) 서비스를 옮겨가는 게 아니라 창의적 개발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보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국내 제조사들과 연합해 제조사의 앱스토어를 몰인몰(mall in mall) 형식으로 입점시키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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