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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의 엔트로피]검색점유율…체감온도 다르네!


네이버 vs 다음, 미묘한 신경전 벌여

'More Click, More Money!(클릭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익은 늘어난다)'

인터넷서비스업체의 변하지 않는 명제이다. 업체들은 서비스품질을 높이고 마케팅과 홍보활동을 통해 네티즌이 자신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게끔 한다. 특히 무료 서비스를 선보이는 업체들은 클릭이 곧바로 광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익과 직결된다.

최근 네이버와 다음이 검색점유율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인터넷통계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의 통합검색점유율이 지난 3월 이후 70% 아래로 떨어졌다. 줄곧 70%를 웃돌았던 네이버가 60%대로 떨어졌으니 포털업계에 이 보다 더 큰 이슈는 없다.

반면 '만연 2위'인 다음의 통합검색점유율은 10%대에서 20%대로 대폭 상승했다. 다음으로서는 검색점유율 상승이 오래간만의 희소식이다. 단연 이 부분을 마케팅과 홍보 전략에 적극 끌어들이는 것은 상식이다.

최근 국내 언론은 이 같은 현상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통합검색점유율을 두고 언론의 기사 방향성은 '(네이버의 통합검색점유율이) 2008년 1월 75%에서 2009년 10월 66%로 하락했다'는 곳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철옹성 같던' 네이버가 하락 곡선으로 내리막길이고 '만연 2위' 다음이 치고 올라 오르막길로 접어들면서 앞으로 포털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포털은 우리나라 네티즌 10명중 8명 이상이 하루에 한번 씩은 방문하는 곳으로 '시대를 읽는 창'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렇기에 국내 포털의 여러 가지 변화는 곧바로 네티즌에게 영향을 미친다. 산업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검색점유율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포털

포털의 가장 큰 수익원은 검색광고에 있다.

한 네티즌이 검색 키워드를 입력한 뒤 검색하면 그 결과물 상단에 검색광고가 붙는다. 특히 통합검색의 경우 포털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스폰서 광고 ▲파워 광고 ▲비즈니스 광고 등이 집중 배치되는 섹션이다.

통합검색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광고주들에게는 광고단가를 결정하고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이런 실정이니 다음의 통합검색점유율 상승은 광고주의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한 통계수치이다.

국내 광고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포털의 검색점유율은 광고단가 결정과 광고주의 집행에 동기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설명했다. 어떤 광고주든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에 광고를 집행하기 때문이다.

광고주들로서는 광고를 집행하기 이전에 각종 통계수치를 통해 광고하려는 매체의 영향력을 살필 수밖에 없다.

국내 포털의 검색점유율은 여러 가지 항목으로 세분화돼 통계처리된다.

코리안클릭이 통계로 나타내는 검색항목을 보면 ▲메인검색(통합검색) ▲지식검색 ▲이미지&멀티미디어 검색 ▲사전 검색 ▲커뮤니티 검색 ▲웹 검색 ▲기타 검색 ▲뉴스 검색 ▲지역 검색 ▲쇼핑 검색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들 세부항목을 모두 합쳐 나오는 통계가 '전체검색점유율'이고 그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검색이 '통합검색점유율'이다.

통합검색점유율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내 포털은 특히 통합검색 중심으로 검색문화가 정착돼 있다. 따라서 통합검색으로 나오는 결과물에 검색 키워드 광고를 집중 배치한다.

뉴스검색, 지식검색 등에는 키워드 광고가 3개 정도에 불과하지만 통합검색에 붙는 키워드 광고는 수십 가지를 넘어선다. 포털 수익원의 절반이 검색광고에서 나오고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비중이 통합검색을 통해 만들어지는 셈이다.

따라서 국내 포털과 광고주들의 경우 통합검색점유율에 대한 통계수치 변화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광고단가와 광고효과로 직결된다.

◆포털 검색점유율…체감온도 다르네!

네이버와 다음이 최근 검색점유율을 두고 서로 다른 '체감온도'를 느끼고 있는 듯 하다. 네이버는 전체검색점유율을 강조하고 나섰고 다음은 통합검색점유율에 오감을 집중시키고 있다.

2008년 1월 '만연 2위' 포털 다음의 통합검색점유율은 17.66%에 머물렀다. 20%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런데 2008년 7월 다음의 통합검색점유율이 20.45%를 넘어서더니 2009년 9월 23.49%에 다다랐다.

반면 '철옹성 같은' 네이버의 통합검색점유율은 2008년 1월 74.84%로 막강파워를 보였지만 점점 떨어져 2009년 3월(69.33%) 60%대로 떨어지더니 2009년 9월 64.42%까지 하락하는 그래프를 보여줬다.

다음으로서는 이 수치 변화를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 이용하는 '즐거운 순간'에 직면한 모습이다.

다음측은 통합검색점유율 상승에 대해 "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확충하고 이용자 중심의 스마트 검색과 생활 검색으로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통합검색점유율은 검색광고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즐거운 순간'을 만끽하고 있는 다음과 달리 네이버는 조금 '마땅찮은 시기'을 맞이하고 있다. 통합검색점유율 하락이라는 사실 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언론들이 집중 보도하고 나서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했든가.

11월16일자로 한겨레신문은 '흔들리는 NHN 삼각 파고 넘을까'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네이버의 통합검색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다음과 네이트 뉴스섹션에서는 이 기사를 'IT/과학'면의 주요기사로 다뤘다.

반면 네이버의 뉴스섹션 IT/과학면의 주요기사에는 이 기사를 볼 수 없었다.

이렇게 되자 네이버가 보충 설명을 담은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네이버가 내놓은 자료는 '[참조]네이버 검색점유율 관련'이라는 제목이었다.

관련 자료를 통해 네이버는 "통합검색점유율이 2008년 1월 75%에서 2009년 10월 66%로 하락했다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는 메인화면에서의 트래픽만 집계하는 통합검색점유율에만 국한된 내용이며, 실제 가장 중요한 척도인 전체 검색점유율에서는 10월 현재 네이버가 여전히 73%로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검색점유율보다 더 중요한 척도는 '전체 검색점유율'이라는 것을 애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통합검색점유율과 전체검색점유율에 대한 개념 차이를 설명하고 여전히 네이버는 전체 검색점유율에서 굳건한 '철옹성'을 지키고 있다는 강조점이었다.

그러나 2009년 들어 전체 검색점유율이 네이버가 설명한 것 처럼 70%를 넘어서고는 있지만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2008년과 비교해 보면 이 또한 떨어진 수치를 보이고 있다.

국내 포털 1위 네이버와 2위인 다음이 검색점유율을 두고 서로 다른 '체감온도'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수치는 보는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 업체가 앞으로 어떤 검색 문화로 네티즌들을 즐겁게 하고 인터넷 문화를 이끌어 나갈 것인지 눈여겨 볼 일이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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