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덫' 경계한다"…김상헌 NHN 대표


취임한지 반 년이 지난 김상헌 NHN 대표(사진)가 '1등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한 고민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지난 5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 개발 출신의 NHN 경영자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인터넷 문외한'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수렴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NHN의 현 전략에 대해 아쉬운 대목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인터넷의 세계적인 추세는 모바일인데, 우리는 유선만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하던대로만 잘 한다는 생각 말고 돌파구를 생각하게끔 하는 게 내 역할이 아닌가 한다"며 고민이 많음을 내비쳤다.

특히 부진한 게임 해외 사업의 위기 돌파 방법으로 국내의 성공 모델을 해외에 적용하는 기존의 경영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정호 한게임 대표의 급작스런 사임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이해한다"며 "당분간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네이버를 둘러싼 저작권, 명예훼손 등 잡음이 많이 없어졌다.

"내 블로그 이웃인 울산에 사는 어느 아주머니가 (저작권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무서워 울면서 글을 썼더라. 내가 NHN 대표인 줄은 모르시는데 걱정 마시라고 그분 방명록에 글을 남겨드린 적이 있다.

올해 한 일 중 가장 기쁜 게 저작권 문제 해결이다. 그간 저작권과 관련해 포털이 욕을 많이 먹어 고민했는데, 지난 여름을 기점으로 대부분 해결됐다. (저작권 단체들과) 과거 책임 문제로 공방하면서 한 달에 고소가 10만건이 들어오고, 경찰력이 낭비되는 등 소모적인 일이 너무 많았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과 과거 문제를 종결하는 합의를 이끌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칭찬을 받고, 다른 포털이 이러한 해결 방식을 따랐다. 고소도 한 달에 1천~2천 건으로 줄었다. 음반시장 매출이 상승했다는 보도를 보면 기쁘다. 앞으로 영화, 만화 등도 같은 잣대로 과거를 정리할 계획이다."

명예훼손 이슈가 많이 줄었다. 이용자들에게 법규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서비스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우리도 필터링, 모니터 부문에서 잘 대응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인터넷 환경이 좋아진 것 같다."

- 종이 신문사들의 인터넷 신문 연합인 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가 최근 도입한 뉴스캐스트 옴부즈맨 위원회에 반기를 들었다.

"뉴스는 네이버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서비스로 언론사의 덕을 많이 봤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언론사 간 트래픽 경쟁이 늘어나면서 고육지책으로 옴부즈맨을 도입했는데, 이번 건은 온신협과 커뮤니케이션이 조금 아쉬웠다. 언론사와 협의가 잘 됐다 생각했는데 잘 안 됐다. 그런데 (옴부즈맨 위원회를) 바로 연기하기에는 선정 위원들 입장도 있고……. 언론사와 잘 대화해서 해법을 찾겠다.

옴부즈맨 하나로 우리의 책임을 다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뉴스캐스트 자체가 언론사의 경쟁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장기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 김정호 한게임 대표 사임에 대한 입장은.

"이렇게 안 됐으면 했다. 김 전 대표는 개인의 삶과 회사의 삶의 균형에 대한 고민이 전부터 있었고, 심신히 피로했던 것으로 안다. 지금까지 6개월간 편히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수 있던 것도 김 전 대표 덕이다. 어려운 업무를 해줘 고마웠고 앞으로도 기대했는데 건강과 정신이 힘들다는 이유로 사임하게 돼 아쉽다.

하지만 충분히 이해한다. 당장은 존재감 있는 후임이 없어 내가 대표로서 포괄적인 책임을 지겠다. 한게임 정욱 본부장이 더 역할을 해 급한대로 한게임 대표 대행 체제로 해볼까 생각도 한다. 향후 대표를 맡길 수도 있다."

- 해외 사업이 부진하다.

"3분기에 중국 게임이 적자가 났는데, 게임 플랫폼이 낙후돼 교체하느라 비용을 많이 썼다. 현재는 수익을 관리하기보다 투자한다는 생각이다. 손익계산서가 망가지더라도 감수하고 있다.

우리의 자랑이던 일본 게임도 요즘 좋지 않다. 일본 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더 커졌는데, 넥슨 등 경쟁 업체처럼 우리가 흐름을 따르지 못했는지 반성 중이다. 이런 이야기는 김정호 전 대표가 해야 생생할텐데, 솔직히 답답하다. 앞으로는 정욱 본부장과 함께 나와야겠다.(웃음)

일본 검색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단기에 승부를 보는 게 아니라 길게 보고 있다. 일본 검색 시장이 한국의 7~8배 더 큰데, 네이버의 한국 점유율의 70%이니까, 일본 점유율 10%만 기록해도 기대 매출을 올릴 수 있지 않나 싶다."

- 국내 서비스 모델을 외국 시장에 적용하는 방식을 바꿀 계획은 없는지.

"중요한 지적이다. 회사에 있는 인터넷 전문가들은 옛날에 성공한 모델을 선호한다. 나는 인터넷 '문외한'으로서 이준호, 이해진 이사들이 언짢아 하더라도 말한다. 인터넷의 세계적인 추세는 모바일인데, 우리는 유선만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하던대로만 잘 한다는 생각 말고 돌파구를 생각하게끔 하는 게 내 역할이 아닌가 한다. 자칫 빠질 수 있는 1등의 덫, 답습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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