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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정]"티맥스 윈도, 사기 아닙니다"


"티맥스 윈도, 사기 아닙니다."

7일 국산 운영체제(OS)인 '티맥스 윈도'를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자리에서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간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의 제품과 비전을 소개하는 데 있어 늘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공룡 소프트웨어(SW) 기업을 직접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우기도 해 업계에서는 '티맥스소프트=싸움닭'이라는 별칭이 나돌기도 했다.

그런 박 회장이 이날은 좀 달랐다. 티맥스 윈도를 시연한 후 "좀 더 완성된 버전으로 데모하면 좋았겠지만, 제품 난이도상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이해해달라"며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베일에 가려졌던 티맥스 윈도의 데모 시연을 본 기자의 마음에도 상당한 아쉬움이 남았다. 국내 시장 98%를 독식하고 있는 MS 윈도 대항마가 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었다.

OS는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각종 장치관련 디바이스 드라이버간 호환성 확보가 성공의 관건이다. 하지만 이날 데모 시연에서는 MS 인터넷 익스플로러와의 호환성을 검증할 만한 충분한 시연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래픽, 사운드, 네트워크 등과 밀접하게 연계된 게임SW 구동을 입증하기 위해 티맥스 측이 준비한 스타크래프트 시연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티맥스 윈도의 사용자 환경(UI)은 MS의 그것과 매우 흡사했다.

제품 완성도를 고려한 탓인지 행사장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데모 코너가 마련되지 않아, 티맥스 윈도를 직접 보러온 수많은 사람들은 아쉬움을 달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티맥스 윈도의 완성도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이번 행사는 그저 티맥스 윈도가 '실체'는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행사에 그친 셈이다.

기자는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티맥스 윈도는 정말 MS 윈도가 되지 못하는 것일까?' MS와 티맥스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답을 찾기 어렵지 않다.

MS는 윈도 새 버전을 낼 때마다 수만명의 개발 인력과 연구비를 투입한다. 전세계 내로라하는 개발자들이 제품 개발에 열정을 쏟아낸다. 전 세계 OS 시장을 독식해 벌어들인 수입은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된다.

반면 티맥스는 어떤가. 변변한 정부 지원 없이 홀로 국산 OS에 도전했다가 매번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OS 개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우수 인력 확보부터 쉽지 않다.

그간 B2B 기업용 제품만 출시했던 티맥스소프트는 티맥스 윈도를 통해 B2C 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막상 들이고 보니,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는 것을 체험했다. OS출시를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대형 SW업체와 각종 하드웨어 업체와의 제휴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

OS를 개발하며, 박대연 회장 역시 달라졌다. 국내 대표 SW업체로서 단숨에 MS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S, 오라클이 쌓은 입지를 한번에 무너뜨리기 쉽지 않다는 것을 OS 개발을 통해 배우고 있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현재 티맥스 윈도가 비록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더라도, 박 회장의 주장처럼 앞으로 티맥스 행보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면 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고 있는 티맥스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부딪치고 깨져야만 한다는 얘기다.

이제 출시까지 다양한 비판과 의견을 수렴하고 제품에 반영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또 부족하다고 지적돼온 PC업체 등 HW업체와의 제휴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박대연 회장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처음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솔루션을 만들었을 때 모두들 의심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세요. DBMS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 않습니까. OS도 그럴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사용자가 티맥스소프트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봐줘야 하는 이유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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