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삼진아웃제'…프랑스 '위헌', 국내는 '강행'

7월1일 관련 법 시행 앞두고 관심 집중


인터넷을 통제하겠다는 법률에 대해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저작권 위반 삼진아웃제'를 위헌이라고 밝히면서 오는 7월1일 우리나라에서 시행될 관련 법률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최근 저작권을 세차례 위반했을 때 인터넷 접속을 1년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위원회가 위헌으로 꼽은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 삼진아웃제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인권의 문제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 둘째 법원의 판사만이 판결을 통해 개인의 인터넷 접근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본 것이다.

프랑스 상·하원은 이에 앞서 이용자가 불법으로 내려 받았을 때 1차는 이메일 경고, 두 번째는 서면 경고, 세번째 적발되면 인터넷 접속을 1년 동안 차단하는 내용의 ‘삼진아웃제’를 지난달 중순 통과시킨 바 있다.

◆오는 7월 시행될 국내 관련법률에 관심 집중

국내에서는 오는 7월1일부터 '삼진 아웃제'가 포함된 저작권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간다.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불법복제물의 삭제나 전송 중단 조치를 3차례 받은 게시판은 저작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개월간 게시판이 정지되거나 폐쇄하도록 돼 있다.

법원이 게시판 정지와 폐쇄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인 저작권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프랑스 헌법위원회에서 "법원만이 판결을 통해 개인의 인터넷 접근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말한 부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삼진아웃제'가 포함된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 측은 그러나 프랑스와 국내의 상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 측은 "1년간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프랑스의 인터넷저작권보호법안과 '삼진아웃제'라는 이름으로 같이 묶지 말아달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7월부터 시행되는 국내 저작권법 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를 거치면서 사이트 폐쇄 조항이 삭제되고, 계정 정지 조항도 이메일 등은 살리는 쪽으로 완화됐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 측은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이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도의 강한 규제가 아니다"라며 "A카페에서 문제가 돼 활동이 정지되더라도 B카페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안의 골자"라고 전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창민 사무국장은 "문화부장관 등 행정기관 령으로 조치하게 돼 있는 한국의 저작권법 개정안의 강도는 만만치 않다"며 "저작권은 전 세계가 다 겪는 문제인데 프랑스의 올바른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저작권법 개정안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정단계에 충실한 프랑스 법 체계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삼진아웃제'가 위헌이라고 밝히면서 헌법위원회에 대한 관심도 높다.

프랑스는 법률을 공포하기 이전의 제정단계가 충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에 위헌을 제청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공포 이전에 문제될 만한 요소는 없는지를 주도면밀하게 살피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

프랑스 헌법 전문가인 한국법제연구원 한동훈 박사는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헌법위원회는 법률을 공포하기 전 단계에서 해당 법률에 위헌의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는 기관이다. 반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법률이 공포되고 시행된 이후 해당 법률이 기본권 등을 침해하고 있는지 사후 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

구성원도 국내와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법관만이 맡지만 프랑스 헌법위원회 구성원은 법관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임기는 9년으로 연임할 수 없으며 9명중에 3명은 대통령, 3명은 상원의장, 3명은 국민의회(하원) 의장의 추천으로 구성된다.

헌법위원회 구성원은 '재판관'으로 불린다. 전직 대통령이 당연직 재판관으로 돼 있지만 일반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박사는 "(한법위원회)재판관의 자격은 사실상 제한이 없는 상황"이라며 "중요한 법률의 공포가 있기 전에 헌법위원회의 심의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위원회가 위헌이라고 선언하면 해당 법률은 사실상 공포되지 못한다.

한 박사는 "프랑스의 경우 법률의 제정단계가 아주 충실하다"며 "중요한 법률의 경우 공포되기 전에 여러 차원의 자문은 물론 헌법위원회의 사전 위헌 심사까지 철저하게 검증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프랑스의 삼진아웃제 추진을 두고 선진국도 관련 법률을 도입하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인용, 국내 저작권법 개정의 배경으로 설명되기도 했다. 위헌 판결이 내려진 지금, 국내에서도 이런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넷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시행된 이후 헌법소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관련 법률이 시행되면 헌법소원이 제기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종오·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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