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CEO '열공모임'에 초청된 '와이브로' 전도사

이병기 방통위원, 와이브로 전국망-음성탑재 제안


"요즘 열공하신다면서요. 열심히 공치는 것도 열공인데..."

11일 오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방송통신업체 CEO 모임에 강사로 초청된 방송통신위원회 이병기 상임위원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농담으로 누그러뜨리며 강연을 시작했다.

통신분야 전문가인 이병기 위원의 강연주제는 '융합시대의 도전과 대응'으로, 통신과 인터넷, 방송서비스의 발전사와 미래의 메가트렌드에 대해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모임에는 이석채 KT 회장, KT 석호익 부회장, SK텔레콤 남영찬 부사장,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박종응 LG데이콤 사장, 오규석 씨앤앰 사장, 이덕선 티브로드홀딩스 사장, 변동식 CJ헬로비전 사장 등 20명이 넘는 방송통신업계 CEO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병기 위원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회선방식에서 패킷방식으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왜 인터넷(IP)이 미래의 강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지를 설명해 나아갔다. 그리고는 CEO들에게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과 음성탑재를 통한 모바일 인터넷전화 상용화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병기 위원은 "ATM과 인터넷의 싸움이 1차 '디지털 대전'이었다면, 이제 LTE와 와이브로라는 제2차 디지털 대전이 일어나고 있다"며 "LTE는 2015년이 돼야 상용화되고 주파수 할당대가도 비싼 반면 와이브로는 그렇지 않으니 통신회사들은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을 통해 모바일인터넷전화와 무선데이터 서비스 확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와이브로를 국내에서 키워 전세계의 테스트베드로 만들자는 얘기다.

또한 통신사들이 회선방식의 기존 이동전화(3G)와 폐쇄된 무선데이터서비스에 머물러 있으면, 스카이프나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료 모바일인터넷전화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무료 서비스에 시장을 뺏기기 전에 상대적으로 구축비용이 적게드는 와이브로를 이용해 시장을 방어하라는 조언이기도 하다.

그는 "예전에 KT가 유선인터넷전화를 막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는 점을 소개하며 "수년 전에 먼저 KT가 인터넷전화로 치고 나갔으면 가입자를 뺏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이 위원은 무선인터넷의 완전한 개방과 이용자 중심 서비스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무선에서도 음성이 패킷방식의 인터넷전화로 바뀌면 그 자리를 무선데이터가 메워줘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통사 중심의 폐쇄성으로 인해 모바일 콘텐츠 업체수가 900 개에 불과해 일본의15만 개와 비교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010 신규, 명의변경 가입자도 3개월동안 번호이동을 못하게 하는 것은 사업자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며 7월부터 이통3사 합의로 예정돼 있었던 이동전화 번호이동제도 개선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체적으로 이 위원의 이날 강의는 인터넷이 미래 방송통신 환경의 핵심 키워드이며, 무선 데이터 확산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위원의 강의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현실비즈니스에 직접 대입할 수 있느냐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CEO도 있었다.

한 CEO는 "트렌드로서 맞는 얘기지만 비즈니스적으로는 검토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CEO는 "월 매출 2천억~3천억원이 빠지면 1년에 2조가 사라진다"며 위험에 대한 관리능력이나 정책적 지원없이 통신업체가 인터넷이라는 개방의 흐름에 올인 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강의 시작 전 이석채 KT 회장은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정보통신정책국장으로 근무했던 석호익 부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석 부회장을 "공무원으로서 단련된 능력있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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