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 명칭공모 '잡음'

"상표권 문제 검토"등 이유… 잇단 연기에 참여자 '분통'


한국 첫 우주발사체 KSLV-1 명칭 공모 발표가 지연돼 잡음이 일고 있다.

당초 지난 4월 16일 당선작을 발표하기로 한 교육과학기술부가 두 차례에 걸쳐 발표를 미루면서 공모에 참여한 국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것.

더구나 불분명한 지연 이유 때문에 우주개발 이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공모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교과부는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31일까지 KSLV-1 명칭을 공모, 총 2만2천916명이 3만4천143건을 응모하는 등 성황리에 마감했다.

교과부는 그러나 발표일을 하루 앞둔 4월 15일 많은 국민들의 공모전 참여로 예상보다 많은 시일이 걸린다는 이유로 발표를 30일로 미뤘다. 그러나 30일에도 지적재산권(상표권) 확인 등 절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5월 중으로 발표를 다시 연기하게 됐다고 게시판을 통해 공지했다.

이에 국민들은 약속도 못 지키면서 불분명한 이유를 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발사캠페인 홈페이지(www.kslv.or.kr) Q&A 게시판에는 공모 발표 지연에 대한 이유, 선정기준, 절차를 밝히라는 항의성 의견들이 다수 게시됐다.

공모에 참여한 장모 씨는 게시판 글을 통해 "약속도 못 지키면서 공지사항에 불분명한 이유 하나 달아놓으니 기분이 나쁘다"며 "내가 기다리는 것은 내 명칭이 뽑혔나 뿐 아니라 (KSLV-1이) 과연 어떤 명칭으로 불릴 것인지 하는 관심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과부 우주개발과 관계자는 "한국 첫 우주발사체 발사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하기 위해 발표를 불가피하게 지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표권 등록 확인 절차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명칭 후보작을 재검토하고 상표권이 등록된 경우 사용 가능 여부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칭 후보는 1차 심사에서 항우연이 전체 3만4천143건의 응모작 중 주제의 적합성, 참신성, 발음 및 기억의 용이성 등 각 항목당 25%씩 배분해 상위 10% 안팎을 선정했다.

이어 2차 심사에서는 네이미스트, 카피라이터, 국어교사, 과학 전문기자, 교과부 관계자, 항우연 관계자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36건을 선정해 교과부로 후보명단을 올렸다.

그러나 136건을 대상으로 교과부 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응모했음에도 비슷한 이름이 많고, 적합한 명칭후보가 없어 교과부가 항우연측에 후보군 확대를 통한 재검토를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표권 등록 여부를 확인해 보니 상위 후보 중 명칭이 이미 등록돼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였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미 상표권으로 등록된 명칭의 경우, 상위 4건의 사업자를 찾아가 사용권을 넘겨받는 것을 타진하는 과정이 일주일 넘게 걸렸다"며 "이 부분은 결국 합의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좋은 이름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제고와 희망 메시지 전달'이란 애초 명칭공모 목적도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사실 명칭공모 참여율을 본다면 우리는 국민들의 관심제고라는 목표를 이미 달성한 것"이라며 "좋은 이름을 선정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다면 돈을 들여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교과부 우주개발과 관계자는 "항우연으로부터 다시 받은 40개 후보명단 중 기존에 상표권에 등록되지 않은 후보를 중심으로 10개 남짓의 후보군을 검토중"이라며 "부내 실국장들이 참여한 간부회의를 거쳐 최종 선정을 한 뒤 최대한 빨리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우리 땅(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위성(과학기술위성2호)을 우리 발사체(KSLV-1)로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02년부터 2단형 우주발사체 개발을 러시아와 공동 추진해 왔다.

오는 7월 말 KSLV-1 발사를 성공시키는 것 만큼 국민들과의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KSLV-1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을 지속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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