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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시티 쇼크, 美 가전시장 강타하나


베스트바이 등도 긴장…소비심리 위축 '걱정'

미국 가전 유통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극심한 가격경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대형 유통점들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 미국 2위의 가전유통 업체인 서킷시티 파산 신청이다. 서킷시티는 10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파산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면서 미국 전역에 충격파를 던졌다.

베스트바이를 비롯한 다른 유통업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연이어 사업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가격 할인, 서비스 확대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한번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쉽게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美 가전업계 줄줄이 타격

서킷시티는 지난 3일 총 700개 점포 중 155개를 폐점한 데 이어 전 직원의 17%에 달하는 7천300여 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불과 1주일 만인 10일 법원에 파산 신청을 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끄는 채권단으로부터 11억 달러를 지원받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문제는 서킷시티만 이런 상황이 아니라는 데 있다. 미국 내 다른 가전 유통업체들 역시 존폐가 달린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 가전 유통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베스트바이는 서킷시티보다 한 발 앞서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상당수 점포의 문을 닫았다. 올해 초 주당 50달러였던 이 회사 주가도 현재는 거의 반토막 난 상태다.

고사양 음향 시설 등을 판매하던 유통사 트위터는 1년 전에 파산 신청을 냈다. 이미 유통센터와 본사를 닫은 상태고, 오는 14일까지 남은 점포를 모두 폐점하고 가전판매 사업 자체를 청산할 계획이다.

또 다른 가전 유통업체인 ComPUSA는 2007년 가전판매 성수기 때 대부분의 점포를 닫았다. 머빈스와 C마트 등은 최근 몇 달간 잠정적으로 사업을 접기도 했다.

◆가격 경쟁 심화, 소비 심리 역대 최저

미국 소비자 가전 유통사들이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제살깎기식 가격경쟁과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가전 유통점 간의 가격 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파산을 신청한 서킷시티 측도 "월마트와 베스트바이의 치열한 가격경쟁이 큰 압력이 됐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미국의 대표적인 할인점 월마트와 1위 가전유통사가 주도한 가격 경쟁이 업계 전체에 번져 결국 자멸 위기를 초래했다는 게 서킷시티를 비롯한 동종 업체들의 항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악재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고가품을 판매하는 가전 유통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은 각종 지수에 그대로 나타난다. 특히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9월 70.3에서 10월에는 57.5로 급락했다. 1978년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이다.

6개월 뒤의 소비 동향을 예측하는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9월 67.2에서 10월에는 역대 최저치인 56.7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미국 내에서는 "소비자들은 앞으로 생필품이 아니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라, 향후 소비자 가전 업계의 고전이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자구책 마련에도 비관적 전망 커져

업체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서킷시티와 베스트바이는 고객 맞춤형 제품과 설치 서비스를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트위터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가전 유통 시장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한 편이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지 못할 경우엔 '제2의 서킷시티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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