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한국 LCD '빛본다'

3분기 출하량 대만보다 양호…환율도 호재


경기불황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호황기까지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한국과 대만 LCD 제조사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대만기업들은 시장 수요가 높았던 지난 2분기까지 1년여에 걸쳐 한국기업들을 위협했지만, 3분기부터 LCD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자 불안정한 고객기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국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LGD)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G전자, 일본 소니 등 강력한 TV 고객사들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선전 하는 모습이다. 최근 급격히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LCD 제조사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3분기 LCD 출하량 한국 늘고-대만 줄고

10일 대만 디지타임즈 등에 따르면 대만 1~2위 LCD 제조사 AU옵트로닉스(AUO)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의 3분기 25㎝(10인치) 이상 대형 LCD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말부터 LCD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들 제조사가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 3분기 LCD 판매금액 역시 AUO는 13.7%, CMO는 15%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와 달리 국내 LGD는 지난 7월 말~9월 10%의 감산 조치를 단행했지만, 판매량은 소폭 증가, 3분기 LCD 출하면적이 2분기 보다 10%대 중반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1~2위의 LCD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소니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LCD총괄 역시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해온 만큼, 3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영업상황은 세계 LCD용 유리 생산에서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 코닝사의 3분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코닝은 지난 7일 3분기 LCD용 유리 출하면적이 2분기보다 2%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 유리 판매면적은 12% 증가했으나, 대만·일본·중국 지역의 판매면적은 해당 지역 LCD 제조사들의 감산이 이어지면서 10%가 줄어들었다.

◆4분기 LCD경기 침체지속 전망…한-대만 격차 확대

이번 4분기엔 미국 최대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함께 LCD TV 가격의 대폭 할인이 이뤄지는데다, 연말 LCD 제조사들의 재고 방출까지 진행돼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LCD 제조사들의 적자 전환까지 우려되고 있다. 산업 침체기 대응력이 뒤처지는 대만기업들은 생산량을 더 줄이고, 새로운 공장의 가동을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달 초 대만 3위 LCD 제조사 청화픽처튜브스(CPT)의 WS 린 회장은 내년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않고, 평균 10% 감산조치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자우-양 호 CMO 사장은 내년 3분기 가동 계획인 8세대 생산라인은 예정대로 돌리되, 추가투자 시점은 늦추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AUO는 내년 하반기 11세대 생산라인의 건설에 돌입해 오는 2011~2012년 가동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 투입을 연기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코닝사는 이번 발표에서 내년 하반기 단행할 예정이던 대만 타이청산업단지(AUO 입주) 내 유리공장의 투자를 오는 2010년 하반기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국내 삼성전자 및 LG전자는 LCD 호황기에 국내 제조사들의 공급여력이 부족한 TV용 패널을 주로 대만 LCD 경쟁사에서 구입했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LCD 공급과잉과 함께 삼성전자 LCD총괄 및 LGD로부터 패널 구입 비중을 대거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대만 제조사들은 주요 고객 기반을 LCD 경쟁국인 한국에 뒀다가, 불황기에 주문 취소 등으로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국내 LCD 제조사들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한국과 대만 LCD 제조사들의 매출 및 수익성 격차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소현철 연구원은 "LGD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대만 및 일본 업체들보다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9월 출하량도 호조를 보였다"며 "LGD의 3분기 영업이익 예측치를 기존 1천820억원에서 2천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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