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통신사, 번들링에 주목하다


브로드밴드 보급-모바일 고객 유입 노림수…유무선 짝짓기 성행

유럽 통신사들이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브로드밴드), 이동전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번들링 판매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 텔레콤(BT)과 프랑스의 프랑스 텔레콤(FT)은 2006년말부터 유무선 통합 형태의 FMC 경쟁을 벌이면서 번들링 서비스 시장에 불을 집혔다.

여기에 독일의 도이치텔레콤(DT)과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등이 가세하고, 이동통신사업자인 보다폰과 오렌지, T모바일, O2 등이 듀얼모드 서비스로 동참하면서 번들링 시장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브로드밴드 보급과 고객 유입 노림수

유럽의 통신사들이 번들링에 치중하려는 배경에는 브로드밴드 보급(유선통신)과 가입자 유입(이동통신)을 촉진시키려는 기본적인 전략이 깔려 있다. 유럽 통신 시장은 미국이나 아시아 지역보다 브로드밴드 보급률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유선전화의 수입은 감소하고 유지비용만 증가하고 있어 브로드밴드가 새로운 수입 창출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선통신사업자의 고민은 브로드밴드의 보급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유무선통합(FMC) 트렌드가 유럽시장에 불면서 통신사업자들은 이를 통한 브로드밴드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BT와 FT가 제공한 FMC 서비스, 퓨전(Fusion)과 유닉(Unik)은 저렴한 정액제 요금으로 인터넷과 유선전화, 이동전화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번들링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면서 가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FMC 서비스는 홈게이트웨이를 통해 가입자에게 브로드밴드 기반의 인터넷과 유선전화(VoIP), 이동전화 등을 제공하면서 번들링 패키지에 따라 할인율을 적용해 개별 서비스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제를 적용했다.

특히 FT는 듀얼모드 단말로 프랑스내 유선전화를 월 13.34달러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이동전화 가입자간에도 월 29.36달러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할인율 정책에 힘입어 FT는 FMC 서비스 개시 6개월만에 프랑스에서 12만5천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도 번들링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유럽 이동통신시장은 높은 보급률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동통신사는 비용절감과 요금인하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할 수밖에 없다. 유무선통합 트렌드 속에서 기존 고객을 경쟁사나 유선사업자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동통신 기반의 홈존 서비스, FMC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유선사업자와 이동사업자간 짝짓기 성행

FMC 서비스가 유럽 통신시장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유무선 사업자들은 계열사, 혹은 파트너사와의 짝짓기로 유무선을 통합한 번들링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FT는 모바일 자회사인 오렌지와 손잡고 FMC를 제공하고 있으며, DT는 자회사인 T모바일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텔레포니카도 자회사인 O2와 FMC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O2를 텔레포니카에 매각한 후 이동통신사가 없는 BT와 순수 이동통신사업자인 보다폰은 파트너 전략을 통해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즉, 양사가 협력관계를 맺고 브로드밴드 부문은 BT가, 이동전화는 보다폰이 맡으며 함께 영국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보다폰은 BT 외에 텔레콤이탈리아와도 제휴를 맺고 이탈리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현지 선두 로컬 통신사와 협력해 브로드밴드를 조달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럽 거대 통신사들은 기업 인수합병으로 유무선 통신사업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유무선 사업자간 짝짓기가 더욱 활성화 되고 있다. 고객 이탈 방지와 비용 절감, 요금 인하 압력 등도 통신사들이 번들링 서비스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통사, 기업용 FMC 시장 공략

최근에는 기업용 FMC 시장이 기지개를 펴면서 이들 시장에 대한 공략도 본격화 되고 있다. 이동통신사 중심의 FMC 서비스는 자기시장 잠식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이러한 위험성을 기업용 FMC 시장의 공략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보다폰과 오렌지는 올 7월부터 기업용 FMC 상품을 출시하고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진영은 최근 펨토셀 기반의 FMC 구현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FMC 서비스는 무선인터넷 라우터를 통한 홈게이트웨이 방식으로, 홈존에서는 무선랜(WiFi)을 사용하고 건물 밖에서는 셀룰러망이나 무선 브로드밴드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유선사업자 중심이라서 이동통신사업자가 차별성을 꾀하기 어렵다.

가정내 설치할 수 있는 초소형 기지국인 펨토셀이 등장하면서 이동통신사업자들도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라는 간접효과와 함께 저렴한 번들링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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