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접근성을 높이자①]차별없는 곳, 인터넷이 앞장서야

장차법 발효에 따라 많은 부분 달라져


국내의 웹 접근성은 어느정도일까. 장애를 가졌든, 노인이든 누구나 웹을 통해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웹 접근성의 기본 개념이다. 2008년4월11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이 발효됐다.

이 법률 시행령에는 '정보통신ㆍ의사소통에서의 정당한 편의 제공의 단계적 범위 및 편의의 내용' 항목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보통신 영역에서도 장애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 아이뉴스24는 3회에 걸쳐 '웹 접근성을 높이자'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김모씨는 얼마전 음성합성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컴퓨터에 구축했다. 보이지 않는 자신의 세계를 음성이라는 수단을 통해 보이는 세상과 만나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김씨는 많은 업체들의 인터넷 서비스에서 이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웹 접근성이란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국내 업체들의 배려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웹접근 기획팀 현준호 부팀장은 "웹 접근성은 업체가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이들이 설치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즉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할 때 HTML 표준만 지켜주더라도 웹 접근성의 50~60%는 담보된다고 설명했다. 이 마저도 국내에서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관련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은 2009년 4월부터 적용해야

2008년 발효된 장차법에 따라 정부 등 공공기관은 오는 2009년 4월11일부터 관련 법률이 정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관련 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누구든지 신체적ㆍ기술적 여건과 관계없이 웹사이트를 통하여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공공기관 웹 사이트에 접근했을 때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은 웹 접근성과 관련된 교육을 시행해 왔다.

지난 2005년부터 구 정보통신부에서 웹 접근성 지침을 국가표준으로 만들어 공공기관에 권고해 왔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웹 접근성 실태조사와 웹 접근성 품질마크제도를 통해 공공기관들이 웹 접근성에 나설 수 있도록 장려해 왔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지난 2005년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웹 접근성 실태조사'를 벌여 왔다.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등이 웹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는지 또 개선돼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관련 공무원등에 대한 교육도 병행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3천여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이 웹 접근성과 관련된 교육을 받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공공기관의 경우 웹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다.

현준호 부팀장은 "공공기관의 경우 교육과 실태조사 등을 통해 많은 부분 웹 접근성이 보장되고 있다"며 "문제는 민간기업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이라고 지적했다.

◆민간기업, 웹 접근성 불이행?→ 처벌!

이번 장차법의 내용 중 웹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았을 때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명시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앞서 언급한 시각 장애인 김씨가 자신이 구축한 음성합성 소프트웨어로 특정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을 때 김씨는 곧바로 해당 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장차법 제49조(차별행위)에는 "이 법에서 금지한 차별행위를 행하고 그 행위가 악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차별을 한 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 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악의적인 것'은 ▲차별의 고의성 ▲차별의 지속성 및 반복성 ▲차별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차별 피해의 내용 및 규모로 규정했다.

웹에이전시 시도우(示道友 www.cidow.com)의 웹표준연구센터 신현석 센터장은 "민간기업의 경우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개정된 법령에 따라 앞으로 필수적으로 웹 접근성에 대한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오는 2013년까지 민간기업도 웹 접근성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 지금부터 어떤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도 민간기업에 대한 웹 접근성 인식 제고를 위한 단계적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현준호 부팀장은 "웹표준을 일컫는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의 항목을 반영만 하더라도 웹 접근성의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올해부터 민간기업 개발자 들을 대상으로 웹 접근성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매년 200명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웹 접근성 교육을 통해 해당업체가 자연스럽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 부팀장은 "여전히 국내 민간기업의 경우 웹 접근성을 형식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형식 보다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질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대기업의 경우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사회공헌의 제일 먼저는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장애인들이 쉽게 쓰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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