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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만 LCD 1위 '엎치락뒤치락'


매출-출하량-수익성 엇비슷…日진영 행보 주목

각종 디스플레이 중에서 최대 위세를 보이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한국과 대만 선두권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TV·모니터·노트북 등에 쓰이는 중·대형 LCD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는 두 나라 제조사들은 LCD 경기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재 쏠쏠한 이익을 남기며 활발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이 대형 LCD 투자에 나서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어 향후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기준 따라 순위변동 활발…고객확보전 치열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1분기 LCD 출하량 보고서는 한국과 대만 LCD 선두기업들의 경쟁이 어느 정도 달아오르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디스플레이서치 집계에서 TV용은 대만 AU옵트로닉스(AUO)가, 노트북PC용은 국내 LG디스플레이(LGD, 옛 LG필립스LCD)가, 모니터용은 대만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가 각각 가장 많은 출하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개 중·대형 LCD 부문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지만, 전체 25㎝(10인치) 이상 LCD 패널 출하량 면에서 2천290만대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AUO가 2천230만대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기준 중·대형 LCD 실적 집계에서도 54억4천만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AUO가 44억달러로 2위, LGD가 43억4천만달러로 3위를, CMO는 30억달러 가량으로 4위를 차지했다. 지난 1~2월 집계에서 AUO에 앞섰던 LGD는 3월 매출에서 1억달러 이상 차이를 보여, 1분기 매출 2위 자리를 AUO에 내줬다.

◇1분기 상위기업 25㎝ 이상 LCD 매출

기업명 매출규모 출하량 비고
삼성전자 54억4천만달러 전체 25㎝이상 1위
AUO 44억달러 TV용 및 25㎝이하 1위
LGD 43억4천만달러 노트북용 1위
CMO 29억6천만달러 모니터용 1위
샤프 16억달러 25㎝이하 2위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집계방식의 차이로 실제 기업별 실적과 상이할 수 있음.

수익성이 우수한 TV용 패널 부문의 1분기 출하량 집계 결과 역시 흥미롭다. AUO가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대만 CMO가 LGD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매출이 작은 AUO와 CMO가 삼성전자와 LGD를 제친 것은 76㎝(30인치) 이하 소형 TV용 LCD를 많이 납품했기 때문.

중요한 것은 전체 LCD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 1분기 실적 집계에서 삼성전자는 LCD 부문 연결 기준 4조3천400억원의 매출과 1조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AUO는 4조4천800억원의 매출과 9천9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이익은 뒤졌지만 매출은 2분기 연속 삼성전자보다 앞서는 양상을 보였다. LGD는 4조360억원의 매출과 8천8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과 대만의 LCD 선두권 기업들이 엎치락뒤치락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은 상태. 최근 ▲LCD 업계의 호황 ▲8세대 이상 대형라인의 활발한 투자 ▲소니의 LCD TV 저가전략 ▲일본 기업들의 부상 등 다양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간 고객사 확보가 향후 승부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샤프 등 日기업들 "우리가 간다"

지난 2007년까지 샤프를 비롯한 일본 LCD 기업들은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008년부터 재기를 모색하며 활발히 투자에 나서고 있어 업계 구도의 재편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휴대폰용 소형 LCD를 양산해 대부분 자체적으로 소화해냈던 샤프는 지난 2006년 업계 최초로 대형 TV용 패널을 생산하는 8세대 공장을 가동했다. 이어 오는 2009년 말 가동을 목표로 8세대 공장의 4배 크기에 달하는 10세대 공장의 건립에 들어갔다.

샤프의 10세대 공장 설립엔 소니가 함께 참여해 물량을 나누기로 했다. 최근 샤프는 자국 파이오니아, 빅터(JVC) 등을 TV용 LCD 고객사로 끌어들이며 대형 LCD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파나소닉(마쓰시타전기산업)이란 거대 가전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일본 IPS알파의 행보도 관심을 모은다. 파나소닉 자회사인 IPS알파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1위에 이어 LCD TV 분야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파나소닉의 지원으로 8세대 투자에 나서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적잖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들이 자국 LCD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할 경우 한국과 대만의 LCD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LGD 및 AUO·CMO 등은 떠오르는 중국시장의 TV 세트업체들을 고객사로 적극 확보하는 한편, 자국 기업 간 LCD 교차구매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의 부재호 이사는 "아직까지 일본 LCD 기업들은 소형 및 대형에 집중된 생산구조로, 업계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기업들이 76㎝ 이하 소형 TV용 패널을 활발히 공급하면서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오는 2009년 이후 수급이 악화될 경우 대형 고정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세계 1위 LCD 제조사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 LCD총괄의 조용덕 상무는 "최근 소니의 저가전략으로 중소 브랜드의 TV 세트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사 및 소니에 공급하는 LCD 물량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저가 TV 브랜드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이들에 LCD를 공급하는 경쟁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며 "삼성전자 LCD 사업의 입지는 더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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