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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100억원클럽-하]숫자보다 '내실'에 무게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매출 1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100억원 클럽' 가입을 위해 뛰고 있다.

말 그대로 '목표'이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몇 개 업체가 '100억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이미 지난해에도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가 80억~90억원 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업체들이 꽤 있었다.

그럼에도 업계와 정부는 새롭게 '100억원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SW 업체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100억원 매출을 돌파하는 SW 업체의 성장 가능성과 SW 개발 역량이 국내 SW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맥스소프트 ▲안철수연구소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SW 강자들의 움직임은 국내 SW 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테면 이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할 경우 그 '방법론'이 모범사례(베스트 프랙티스)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100억원 클럽'에 가입한 SW 업체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되자 업계는 "앞으로는 100억원 매출이 순수 SW 라이선스에 기반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잇다. '100억원 클럽'에 가입하는 업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외형적인 숫자보다는 기술력과 실력 등 내실을 살펴 그 중요성을 인정해야한다는 얘기다.

◆100억원 클럽 신규가입, "성장할 때"

지난해 영림원소프트랩,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이글루시큐리티, 코리아와이즈넛 등 다수의 SW 업체들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1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콘텐츠관리시스템(CMS), 보안, 검색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기업들이 생겨난 것. 이들은 공통적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자 기본적인 성장 기반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그동안 주력해오던 전사적자원관리(ERP) 외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으며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섰다. 이글루시큐리티는 매출 100억원 달성을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SW 분리발주의 첫 사례인 정부통합전산센터 사업을 수주했으며 코리아와이즈넛은 개인화인터넷 사업, 해외시장 진출 등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역시 이들의 뒤를 따라 알티베이스, 투비소프트, 화이트정보통신, 키컴, 코난테크놀로지 등이 매출 100억원 돌파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80억~90억원의 매출을 올린 업체들로 그동안의 성장률을 적용, 올해 매출 100억원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중소 SW 업체들의 성장을 위해 SW 분리발주 등 활성화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올해 '100억원 클럽'에 가입하는 SW 업체들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100억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둔 업체들 역시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 '100억원 클럽' 후보 업체의 사장은 "SW 업계에서 매출 100억원은 제조업계에서의 매출 1천억원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매출 100억원은 달성해야 해외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쉽다"고 말했다.

◆'수적 팽창'에 치중 우려

그동안 SW 업계 '특권'으로 여겨졌던 매출 100억원대 업체들이 증가하기 시작하자 일각에서는 이들의 '양적 팽창'에 SW 업계가 무조건 '축배'를 들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SW 업체들이 무리하게 커스터마이징과 시스템통합(SI) 성격의 사업에 집중해 매출 숫자만 늘리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SW를 최적화하는 커스터마이징은 SW 업계의 '관례'이나 최근에는 아예 이같은 커스터마이징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고객을 유치한 후 다수의 인력을 투입하는 SW 업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 경우에는 다수의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외형적인 매출 숫자는 늘어나도 수익은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는 SI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처럼 SI 사업에 치중하는 SW 업체들이 늘어나면 국내 SW 산업은 경쟁력을 잃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한 외형적인 성장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력에 집중하는 SI성 사업을 바탕으로는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도 어렵다.

실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SAP 등 세계 유명 SW 업체들은 모두 패키지SW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하나의 완성된 패키지SW가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SW 업계의 '맏형'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패키지SW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왔으며 해외에서 거둔 성과 역시 패키지SW가 중심이 됐다. 이 때문에 안철수연구소와 한글과컴퓨터는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수익면에서도 탄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안철수연구소의 매출과 순이익
구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매출 276억원 315억원 401억원 435억원
순이익 41억원 106억원 127억원 146억원
◇한글과컴퓨터의 매출과 영업이익
구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매출 183억원 324억원 360억원 432억원
영업이익 35억원 80억원 54억원 51억원

◆'내실' 중심의 새로운 기준 필요

지금까지는 가입할 수 있는 업체의 숫자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100억원 클럽'이 대우를 받았으나 앞으로 그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면 매출보다는 수익과 해외진출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잣대'가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100억원 클럽'에 진입하는 대부분의 SW 업체들은 패키지SW를 통한 매출과 SI 사업을 통한 매출을 구별해 밝히고 있지 않다. 앞서도 말했듯 성장 기반이 되는 매출 달성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순수 SW 라이선스 매출이나 영업이익률 등 새로운 '기준'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SW 사업 외에도 콘텐츠 제공, 서비스 제공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국내 업체의 사장은 올해 "순수 SW 라이선스로만 1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순수 SW 라이선스로만 따지만 현재 '100억원 클럽'에 가입한 업체 가운데 다수가 그 타이틀을 내놓아야할 것"이라며 "SW 라이선스로만 100억원 매출을 올려야 진정한 성장 기반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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