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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삼성전자, 곳간 140兆 '사상 최대'…한종희 "M&A 조금씩 성사"


연내 M&A 가능성에 "항상 가능하게 하려고 노력 중…상대방과 같이 맞춰 나갈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DX부문을 이끌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이 연내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내 유보금이 14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인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위기 속에서도 기술과 투자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M&A 소식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 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비스포크 라이프'에서 M&A 연내 추진 가능성에 대해 기자가 묻자 "워낙 보안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시간이 지연되고 있지만 조금씩 성사되고 있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저희도 항상 연내 (M&A가) 가능하게 하려고 하고 있다"며 "상대방 입장도 있기 때문에 같이 잘 맞춰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내 유보금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자 대규모 M&A 시기가 언제 일 지를 두고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9조3천억원에 하만을 인수한 이후 대형 M&A를 성사시키지 않았지만, 매년 M&A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한 부회장은 올 초 'CES 2023'에서 "지난해에는 대외 환경 이슈가 많았다"며 "M&A는 잘 진행되고 있으니 좋은 소식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사내 유보금)은 145조6천519억원으로, 2021년(122조2천506억원) 대비 18.8%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선 무려 68.6%나 증가했다.

사내 유보금은 기업이 법인세까지 납부하고 남은 순이익 가운데 투자나 배당 등으로 유출하지 않은 채 사내에 쌓아 둔 이익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장기 투자를 위해 아껴 둔 재원이다. 통상 사내 유보금은 현금성 자산을 제외하고 설비, 재고, 유·무형 자산도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최근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생산현장을 찾아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하고 나선 만큼 삼성전자도 이에 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안에 사내 유보금을 바탕으로 이 회장의 '뉴 삼성' 혁신을 앞당길 대형 M&A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꼽고 있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는 데다 이곳의 지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후 지난 1월 지분 10.22%를 590억원에, 이달 15일 지분 4.77%를 약 278억원에 추가로 취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은 10.22%에서 14.99%로 증가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분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계약도 맺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사실상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회사 NXP는 지난 2021년 삼성전자의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거론됐으나 인수 금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 및 기술 협력 가능성도 언급됐으나 규제당국의 승인과 인수자금 등의 문제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140조원 규모의 사내 유보금이 있지만 자체 보유 현금으로 M&A를 충당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갖추지 못해 단기간 내 M&A가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실제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2021년 말 18조9천194억원으로 상당한 규모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기 1년 이하 단기금융상품을 15조원 이상 매각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가전·반도체 제품 수요가 줄어든 결과 단기금융상품을 매각해 회사의 운영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사내 유보금 증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유가 상승,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 크다"며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외 사업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에 대응할 재원 비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업황 악화로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 분야 재고가 급증한 것도 사내 유보금이 늘어난 것에 영향을 미친 듯 하다"며 "하반기까지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질 전망인 데다 현재 유동성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사내 유보금은 어느 정도 유지할 듯 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별도 회계기준으로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은 모두 합쳐도 5조원을 넘는 정도로, 145조원의 이익잉여금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며 "삼성전자 국내법인 단독으로는 매입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일단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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