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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파킹통장에 밀린다"…매력 떨어진 증권사 CMA


CMA 잔고 59조원대…연초 대비 15%↓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증권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이자를 높였다.

하지만 CMA와 비슷한 은행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보다 매력도가 떨어져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은행 파킹통장보다 이자 수준이 낮고, 변동금리가 바로 적용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한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점도 매력도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일제히 CMA 금리를 올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일제히 CMA 금리를 올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25%로 인상하면서 증권사들도 일제히 CMA 금리를 올렸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CMA RP 네이버통장'의 수익률은 연 3.30%다. SK증권(3.25%), IBK투자증권(3.15%), 현대차증권(3.15%), 한국투자증권(3.0%), 유안타증권(3.0%), 신영증권(3.0%) 등도 3%대의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어 하나증권(2.90%), KB증권(2.85%), 신한투자증권(2.85%) 등도 2%대 후반을 나타내고 있다. 파킹통장으로 유명한 토스뱅크(2.3%)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한다.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구분된다. CMA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지급해 은행의 파킹통장과 유사한 성격을 지녔다.

이처럼 증권사 CMA 이자율이 3%대에 달할 만큼 높아졌지만, 시중 자금 유입은 시원찮은 모습이다. 오히려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잔고는 지난 9일 기준 58조9천726억원으로, 올해 초(69조1천867억원)와 비교하면 14.76% 감소했다.

RP형과 MMF형은 각각 24조6천333억원, 2조4천44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연초 대비 27.58%, 22.78% 줄어든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해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던 발행어음형은 같은 기간 7조5천366억원에서 11조8천746억원으로 57.56%나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12조원대를 나타냈던 잔고는 최근 11조원대로 소폭 감소하며 자금 유입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우선 은행업계의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대 후반이며, 저축은행은 5%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격적으로 파킹통장 금리를 높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토스뱅크는 최근 5천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 연 4% 금리를 제시했고, 케이뱅크도 파킹통장 금리를 2.7%에서 3.0%로 높였다. 이는 증권사 CMA와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CMA와 은행 파킹통장의 차이는 변동금리 적용 시점에 있다. CMA MMW는 매일 정산이 진행되지만, 기간(1~30일)이 있는 RP형은 변동금리가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고객이 계좌에 자금을 넣은 이후 금리가 오르면, 고객이 직접 자금을 인출한 이후 다시 입금해야 적용받을 수 있는 등의 번거로움이 따른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 기간이 지난 이후에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또한 증권사 CMA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고객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은행 정기예금은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MA RP(1~30일) 금리가 연 3%일 때 돈을 넣고, 일주일이 지난 상태에서 CMA 금리가 인상돼 3.25%로 바뀌었다면, 30일을 채우기 전까지는 기존의 3% 금리가 적용된다"며 "변동된 금리를 바로 적용받고 싶다면, 고객이 직접 돈을 인출해서 다시 계좌에 넣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CMA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MMW의 경우 계좌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는데, 증권금융의 신용등급은 AAA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RP형도 증권사들이 우량한 금융투자상품만 편입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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