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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암흑물질 찾아 1천m 아래로…정선에 지하 실험실 '예미랩' 완공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 1천미터 아래에 우주 암흑물질을 찾기 위한 지하 실험실이 완공됐다. [사진=IBS]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 1천미터 아래에 우주 암흑물질을 찾기 위한 지하 실험실이 완공됐다. [사진=IBS]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에 우주 암흑물질을 연구하기 위한 지하 실험실이 만들어졌다.

'예미랩'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곳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암흑물질을 탐색하고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인 중성미자를 연구하기 위해 지은 시설이다. 예미산 정상에서부터 약 1천미터 지하에 차세대 대용량 검출기를 비롯한 다양한 실험시설이 들어선다. 실험실의 넓이는 약 3천㎡. 면적 기준으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규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5일 강원도 정선군 예미랩 지상연구실에서 예미랩 준공식을 개최했다.

그동안 IBS에서 관련연구를 진행해 온 지하실험연구단(단장 김영덕)은 예미랩 완공으로 본격적으로 암흑물질 탐색과 중성미자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암흑물질, 중성미자 등을 검출할 수 있는 차세대 대용량 액체검출기(LSC; Liquid Scintillation Counter)가 설치될 공간(홀). LSC홀은 직경 20m, 높이 20m(상부 돔까지 합치면 28m)나 되는 거대한 공동(空洞)이다. 중성미자 검출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바로 옆에 가속기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들었다. 가속기와 검출기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목표 중성미자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사진=IBS]
암흑물질, 중성미자 등을 검출할 수 있는 차세대 대용량 액체검출기(LSC; Liquid Scintillation Counter)가 설치될 공간(홀). LSC홀은 직경 20m, 높이 20m(상부 돔까지 합치면 28m)나 되는 거대한 공동(空洞)이다. 중성미자 검출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바로 옆에 가속기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들었다. 가속기와 검출기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목표 중성미자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사진=IBS]

암흑물질의 존재와 중성미자의 특징을 밝히는 연구는 세계 물리학계의 주요 과제다. 그러나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내는 신호는 포착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배경 잡음(우주 방사선)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 연구그룹들은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에 연구시설을 구축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IBS는 2020년 8월 지하터널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9월 주요 실험공간과 차세대 대용량 검출기를 설치할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이 날 준공식이 열린 지상연구실은 폐교된 함백중고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시설이다.

예미랩 개요도 [사진=IBS]
예미랩 개요도 [사진=IBS]

그동안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지하 700m, 면적 300㎡ 규모의 양양실험실에서 실험을 해왔지만, 깊이와 크기 모두 한계에 다다라 2016년부터 새로운 지하실험실 구축을 추진해 왔다. 연구단은 예미랩이 완공됨에 따라 양양실험실의 실험장비를 이전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에 세계 6번째 규모의 지하실험실이 건설됐다. 사진은 실험구역으로 가는 진입로. [사진=IBS]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에 세계 6번째 규모의 지하실험실이 건설됐다. 사진은 실험구역으로 가는 진입로. [사진=IBS]

예미랩에서는 10개 이상의 독립적인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실험은 암흑물질탐색(COSINE)과 중성미자 미방출 이중베타붕괴 연구(AMoRE) 등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연구분야다.

COSINE-200은 우주의 약 26%를 차지하지만, 현재까지 관측된 적 없는 암흑물질을 탐색하는 연구다. 지구로 날아온 암흑물질과 COSINE 검출기 내 결정(아이오딘화나트륨, NaI)의 충돌 과정에서 암흑물질의 흔적을 탐색한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윔프(WIMP,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 입자에 대한 연구내용을 2018년 네이처(Nature)紙에 발표해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양양에서 진행한 AMoRE-1 실험에 이어 예미랩에서 수행할 AMoRE-II 실험은 몰리브덴을 이용해 중성미자의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로, 몰리브덴 결정 크기를 기존 6kg에서 200kg까지 키워 진행할 예정이다.

예미랩에는 다양한 공동활용 실험실이 들어선다. 사진은 각 실험실로 이어지는 통로 [사진=IBS]
예미랩에는 다양한 공동활용 실험실이 들어선다. 사진은 각 실험실로 이어지는 통로 [사진=IBS]

이 밖에도 IBS는 다른 연구기관들과도 예미랩을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국가 지진 관측망 구축과 지진관측장비 성능검증을 위한 실험실을 조성 중이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심부 암반의 거동연구, 지하공간의 특성 평가와 모니터링, 안정성 연구 등을 위해 예미랩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경북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도 공동 활용을 추진 중이다. 미국 중성미자 연구그룹(IsoDAR) 등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 주요 고심도 지하실험시설 [사진=IBS]
세계 주요 고심도 지하실험시설 [사진=IBS]

한편 이 날 준공식에는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 김진태 강원도지사, 노도영 IBS 원장 등 정부·유관기관·학계 인사와 지역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축사에서 “특정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거대 연구시설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 창출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나라 기초과학 역량을 높이기 위해 거대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도영 IBS 원장은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예미랩이 잘 구축되어 기쁜 마음이며, 예미랩의 공동 활용을 활성화해 다양한 국가 과학기술 분야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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