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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생활가전 글로벌 1등 숙원 풀까…월풀과 '연말 승부' 관건


3분기까지 월풀보다 누적 매출액 2조원 앞서…4분기 美 대규모 세일 '분수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올해 3분기에도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미국 월풀을 제쳐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1위에 등극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LG전자는 3분기까지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월풀의 '블랙 프라이데이' 특수에 밀려 1위 자리를 뺏긴 바 있다. 이에 올 연말에는 다양한 신가전을 앞세워 연간 1위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의 지난 3분기 매출은 경쟁사인 월풀보다 6천억원 이상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H&A 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이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월풀을 제치고 연간 기준으로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사상 첫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월풀을 제치고 연간 기준으로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사상 첫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54억8천800만 달러(약 6조3천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57억5천만 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으나, 북미와 남미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콕' 특수를 이번에도 누렸다"며 "집에서 생활하며 조리, 청소 등에 쓰는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들이 생활가전을 많이 구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 H&A 사업본부와 월풀의 상반기 매출 격차는 1조5천845억원으로, 3분기 격차를 더하면 약 2조원 가량의 차이가 있다. 오는 28일 공개되는 LG전자의 매출이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3분기 역시 LG전자가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LG전자의 숙원이었던 연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는 4분기(10~12월)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19년에도 상반기에 월풀과 1천605억원의 매출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지만, 4분기에만 6조3천269억원의 매출을 올린 월풀에 매출이 1조7천108억원 가량 밀리며 연간 1위를 내줬다. 지난해 역시 상반기 동안 생활가전 부문에서 매출 5조1천551억원으로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으나, 4분기에 대형 쇼핑 행사 등의 영향으로 월풀에 밀려 연매출 기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LG전자를 약 9천억원 앞섰던 월풀이 올해 4분기에는 2조원 이상 더 많은 매출을 올려야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출액 격차가 큰 만큼 지금 분위기로 봤을 땐 LG전자가 연간 매출 1위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월풀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54억8천800만 달러(약 6조3천500억원)를 기록했다. [사진=월풀코리아 블로그]
월풀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54억8천800만 달러(약 6조3천500억원)를 기록했다. [사진=월풀코리아 블로그]

일각에선 월풀이 블랙 프라이데이 등 연말 대규모 세일행사 특수를 통해 매출이 크게 오른다는 점에서 아직 안심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1년간 미뤄둔 소비를 폭발시키는 양상을 보인다. 덕분에 월풀 등 미국 업체들은 연중 고른 실적을 보이다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세일 행사 때 대폭 늘어난 매출을 올려 왔다.

하지만 LG전자 등 한국 생활가전 업체는 에어컨 판매가 집중된 상반기 매출이 하반기보다 비교적 높은 '상고하저'형 실적을 보인다. 또 프리미엄 제품군을 무리하게 할인해 판매하지 않는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기 때문에 연말 세일 행사의 특수도 월풀에 비해 크게 누리지 못한다.

다만 영업이익 면에선 지난 2017년부터 LG전자가 월풀에 앞서며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LG전자는 2조3천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월풀(1조8천900억원)과의 차이를 벌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1천억원 이상 앞섰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월풀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LG전자가 영업이익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월풀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억5천만 달러(약 6천300억원)로, LG전자의 전체 3분기 잠정 영업이익(5천407억원)보다 많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전기차 배터리 리콜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대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월풀은 전통적으로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는 4분기에 물량을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전략을 취해왔으나, 올해는 물류 대란과 반도체 부족에 따른 제품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계획한 만큼 4분기에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아무리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도 1조6천억원의 매출 격차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LG전자는 꾸준히 공급망 관리에 역량을 쏟은 덕분에 상대적으로 반도체 수급 이슈에 영향을 덜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간'과 '건강'을 앞세운 LG전자의 신가전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올해 4분기에는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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