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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脫통신'도 옛말이다"…이통사 품 떠나 홀로서기 '확산'


SKT 인적분할 확정…KT 자회사로 분리…LGU+ 매출 늘리기 본격화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이통사가 물리적 탈통신을 실현한다.

기존 통신 프레임에 갖혀 제대로된 신사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데 따른 묘수다. 과거와 달리 화학적 구분을 넘어 물리적인 분리에 나선 모양새다.

SK텔레콤은 기업분할로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사업을 떼냈고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며 비통신 부분 사업을 차츰 자회사로 분리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매출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의장으로 참석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의장으로 참석했다.

◆ '탈통신'도 옛말이다…신사업 새 가치 입는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다음달 1일 SK텔레콤-SK스퀘어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안건 찬성률은 압도적이다. 출석 주식 수 기준으로 99.95%를 확보한 것. 해외 주주들 또한 SK텔레콤의 이같은 결정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이 회사 분할을 결정한 것은 통신사 프레임을 벗어나 추진 중인 반도체・ICT 분야에 대한 가지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1984년 이동통신사업을 본체로 시작했지만 반도체를 비롯 이커머스, 모빌리티, 미디어 등 다양한 ICT 영역으로 분야를 넓히면서 37년이 지난 현재는 과거와 같은 지위로 보기 어려워졌다.

박정호 대표도 주총에서 "그간 통신이라는 프레임으로 인해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분할을 통해 통신・반도체・ ICT 분야를 재정비,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그간 잘 키워온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제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를 하는 존속회사와 반도체·ICT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신설회사 SK스퀘어로 각각 새롭게 출발한다.

신설회사 SK스퀘어의 비전은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우는 것이다. 반도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주요 포트폴리오 자산을 기반으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는 전략이다.

존속회사 SK텔레콤은 2020년 15조원 수준의 연간 매출을 2025년 22조원까지 30%가량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박 대표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 모두 '통신・투자'라는 명확한 정체성 아래 각자의 성공 스토리로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에서 더 큰 가치로 평가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3월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 발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T]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3월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 발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T]

◆ KT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터넷 기업 모습 닮는다

KT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핵심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 목표를 명확히 했다. 이에 기업간거래(B2B)는 물론, AI, 클라우드, 로봇, 미디어 분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두고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는 구현모 대표의 행보에서 드러난다. 취임 후 'AI 원팀'을 결성한데 이어 '클라우드 원팀'도 만들었다. ABC 역량을 결집한 DX 플랫폼도 출시했다. B2B브랜드는 '엔터프라이즈'로 재정비했다. 이를 통해 2025년에는 비통신 매출을 20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 높은 사업은 자회사로 옮기는 분위기다. 구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자회사 분사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웹툰・웹소설 사업을 스토리위즈로 분사시킨 데 이어 올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담당하는 콘텐츠 법인 '스튜디오지니'를 신설했다. 별도로 케이블TV 현대HCN도 인수했다.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도 떼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는 4천억원대인 이 분야 매출을 올해 5천500억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사업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엔 별도 법인 '롤랩' 설립을 통해 스마트물류 플랫폼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최근에는 국내외 투자를 전담할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을 신설, 윤경림 현대차 부사장을 다시 복귀시켰다. 그는 2006년 KT와 연을 맺기 시작해 신사업과 관련된 일을 도맡았다. 중간에 CJ, 현대차로 이동했지만 구현모 대표가 손을 내밀면서 돌아왔다.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은 주요 그룹사의 기업공개와 투자, M&A 등을 담당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B2B 매출 비중을 3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사진=LGU+]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B2B 매출 비중을 3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사진=LGU+]

◆ 차근차근 단계 밟는 LGU+…매출 늘리기 부터

LG유플러스도 탈통신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 7월 3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30%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보안, 기업고객(B2B) 솔루션, 콘텐츠를 6대 중점 육성 분야로 삼고, 관련 인력을 4천여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황 사장은 "B2B 시장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단순 인프라에서 솔루션 형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사업적으로는 B2C 대비 성장기회가 더 클 것으로 전망한다"며 "제조, 시스템통합(SI) 등 LG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선도 사업자와 제휴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모빌리티, 클라우드, AI고객센터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중으로는 IPTV 등을 포함한 미디어 분야가, 성장률 측면에선 스마트팩토리, 모빌리티 분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분야와 관련해선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추진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선도 사업자와의 제휴를 우선한다.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5년 내 관련 매출을 7배까지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관련 수주로 B2B 성과가 하나 둘 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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