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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성묘 때 “벌, 뱀, 진드기 조심하세요”


관련 환자, 9월에 많이 발생해

야외 참진드기. [사진=서울아산병원]
야외 참진드기. [사진=서울아산병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추석 앞뒤로 벌에 쏘이거나 뱀, 진드기 등에 물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야산을 찾거나 농사일을 돕는 사람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5년 동안 벌에 쏘여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6만 6천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 환자가 9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수기는 진드기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다. 털진드기에 물려 쯔쯔가무시병에 걸리거나,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벌에 쏘이면 뱀에 물린 것보다 사망률이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뱀에 물린 경우에는 위험한 증상이 수 시간부터 수일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데 벌에 쏘인 경우 일부 환자에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벌에 쏘이면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에 의해 15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비염, 음식 알레르기, 약물 알레르기 등)은 정상인보다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확률이 3~5배 높다. 말벌이 꿀벌에 비해 치사율이 높다.

벌초나 성묘를 갈 때는 단조로운 색상의 옷으로 온몸을 최대한 감싸는 것이 좋다. 긴 바지와 긴 소매를 착용하고 향수나 스킨로션은 바르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 화려한 색상과 무늬의 의복, 몸에 밀착되지 않고 바람에 팔랑거리는 의복은 피한다. 금색 계열의 장신구(목걸이, 팔지 등)가 햇빛에 반사되면 벌이 모여들기 쉬우므로 착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침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쏘인 부위를 손으로 짜는 것보다는 신용카드 등으로 해당 부위를 긁어서 제거하는 게 안전하다.

뱀에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나뭇가지 등으로 고정한다. 물린 부위가 심장보다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위치시킨 후 119로 도움을 요청한다. 만약 119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물린 부위로부터 심장 쪽으로 5~7cm 되는 부위를 3~5cm 폭의 천으로 묶는다. 단, 손목이나 발목의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천을 꽉 조인 다음 조금씩 풀어주면서 맥박이 강하게 만져지는 순간에 천을 고정해야 한다.

뱀에 물린 부위를 째고 나서 입으로 흡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다. 절개를 잘못해 동맥이 손상되면 다량 출혈이 유발될 수 있다. 또 구강 내에 상처가 있거나 발치한 사람이 상처 부위를 흡입하면 독이 구조자의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산림, 밭, 농지, 하천 등에 서식하는 진드기가 매개하는 감염병이다. 쯔쯔가무시병의 매개체인 털진드기는 '알→유충→번데기→성충'의 네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 이 중 알에서 부화된 유충이 번데기로 변하는 과정에서 척추동물의 조직액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람이 팔, 다리, 머리, 목 등의 노출 부위 또는 습기가 많은 사타구니, 목덜미, 겨드랑이, 엉덩이 부위를 물리면서 유충이 체액을 흡인하면 진드기 유충에 있던 미생물인 리켓치아(학명: Orientia tsutsugamushi)가 인체 내로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

쯔쯔가무시병에 잘 걸리는 사람들은 야외활동이 잦은 농부와 군인이다. 추석을 맞아 조상 묘를 찾는 성묘객들에서도 쯔쯔가무시병 환자가 자주 발생한다. 논과 밭이 많이 있는 지역에서 성묘, 벌초, 도토리나 밤 줍기, 주말농장, 텃밭 가꾸기, 등산 등과 같은 야외활동 중에 걸리기 쉽다. 야산에서 활동할 때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장화나 운동화를 신고 긴 바지, 긴 소매 옷을 입는다. 바닥에는 가급적 앉지 않는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신종 전염병으로 2009년 중국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SFTS는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가 매개체가 돼 사람에게 전파된다. 작은소참진드기는 국내에서도 전국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SFT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도 검출된 바 있다.

증상으로는 감염 초기 40도가 넘는 원인불명의 발열, 피로, 식욕저하, 구토, 설사, 복통이 있다. 두통과 근육통, 림프절이 붓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증상이 발생하면 치료를 시작한다.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심한 경우 출혈이 멈추지 않으며, 신장 기능과 다발성 장기기능 부전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벌초나 성묘 때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다. 날이 더워도 몸을 감싸는 긴 옷과 긴 바지를 입기를 권장한다. 풀밭에 함부로 앉지 않고 용변을 보는 것도 자제한다. 집에 오면 그날 입은 옷은 털어서 바로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하며 몸에 혹시 붙어있을지 모르는 진드기를 꼼꼼히 씻어낸다.

머리에 진드기가 있을 수 있으니 머리도 구석구석 감는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진드기를 무리하게 제거하면 안 된다. 진드기 일부가 피부에 남아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인근 병원에서 즉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자의 혈액 접촉도 피하는 것이 좋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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