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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홈플러스 이제훈 "주인공은 직원"이라더니…정작 직원들은 '고용불안'


홈플러스 운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안산점 매각해 4000억원 챙겨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전국 매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매장을 폐점한다는데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노동조합) 김영준 교육선전국장은 홈플러스 운영사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의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MBK 본사를 찾아 폐점 반대 집회를 열었지만, 홈플러스 측은 오히려 안산점 폐점을 기정 사실화하는 자료를 다음 날 배포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안산점 폐점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사진=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안산점 폐점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사진=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 전국 매출 상위권 안산점 폐점하는 홈플러스

12일 노동조합에 따르면, MBK는 오는 11월 13일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을 예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노동조합과 협의되지 않은 폐점 직원에 대한 인사이동을 공식 발표하면서 폐점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쟁사인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우 실적이 저조한 지점에 대해 폐점을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이번에 폐점을 결정한 안산점은 매출이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상위 매출 매장이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 측은 이번 폐점이 MBK의 부동산 매각 수익을 위한 폐점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취임 후 '사람'에 대해 투자하겠다고 줄 곧 밝혀왔지만, 마트 근로자들은 오히려 회사의 일방적 폐점 통보로 고용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회사는 노동조합 측과 폐점 이후 안산점 직원에 대한 고용보장을 논의하던 중, 일방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전환배치 계획을 공표하기도 했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안산점 근무 직원은 '지원 3순위' 내의 점포로 전환배치 한다.

홈플러스 측은 "점포 전환배치 시 직원들이 근무를 희망하는 3순위 내의 점포가 아닌 타 점포로는 배치하지 않으며, 전환배치 후에는 1년 6개월 내에 추가 점포 이동 인사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는 1년 6개월 이후에는 어떤 점포로 인사 이동이 될 지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해 노동조합 측은 반발하고 있다.

노동조합 측은 이 같은 인사방침은 '도미노 인사'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안산점과 인접한 매장은 안산 내에 선부점과 고잔점 2곳과 인근 도시로 확대 시 시화점, 서수원점까지 4곳"이라며 "안산 내 지점들은 현재 직원이 70명에서 90명 수준에 불과한데, 폐점하는 안산점 직원은 200여명 수준이라 이들을 두 곳에서 모두를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조합 측은 "안산점 직원은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 내 선부와 고잔을 1, 2순위에 쓸 것인데 그렇다면 기존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그대로 두고 안산점 직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존 직원을 이동인사 해야 한다"면서 "이는 전체적인 '도미노인사'가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이제훈 사장.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이제훈 사장. [사진=홈플러스]

◆ MBK, 안산점 폐업하고 4천억 챙겨

홈플러스 측은 폐점으로 인해 직원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자산유동화 대상 점포(안산, 대구, 대전둔산, 대전탄방, 가야점)와 임차계약만료로 인한 폐점 점포(대구스타디움점)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별 '자산유동화 점포 위로금'을 각 30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라며 "점장을 포함한 모든 홈플러스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자산유동화 점포 위로금'은 자산유동화 발표 시점부터 공식 폐점일까지 해당 점포에 소속돼 재직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공식 폐점일 이후 도래하는 급여일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위로금보다 원천적 문제인 안산점 폐점 계획 철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동산투기 광풍과 대량실업사태를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주민 반발도 거세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안산점을 계획대로 폐점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홈플러스 측은 부동산개발업체에 안산점 부지 등을 4천억원대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인수한 부동산개발업체는 해당 부지에 주상복합건물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산시의회가 최근 용적률을 기존 1천100%에서 주상복합건물의 경우 400%로 제한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계획대로 주상복합건물 건립은 어려워 졌다.

노동조합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당분간 주상복합건물 건립이 어려운 만큼, 안산점을 유지하고 부동산개발업체에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이제훈 사장은 "과거 대한민국 유통업계를 선도해온 홈플러스 성공 신화의 주인공은 '직원'이었다"며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계의 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러 경영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을 과감히 투자해 위로금 지급을 결정한 것은 그 동안 직원 여러분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조합 측은 "안산점 폐점반대를 요구하는 여론은 굳건한 반면 MBK와 부동산개발업체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며 "반대여론도 강력하고 개발이익도 없는 상황에서도 폐점을 강행하는 속셈은 무엇인지, 가장 강력한 투쟁거점인 노동조합 안산지회부터 산산조각내서 없애놓고 이후 어떻게 든 상황을 역전 시켜보려는 비열한 수"라고 비난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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