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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전쟁] 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시장, 누가 먼저 선점할까


MSD 현재 임상 결과서 가장 앞서…국내에선 대웅·신풍 등 개발 박차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업계의 시장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입으로 섭취가 가능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는 투여 방법이 쉽고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다수가 임상에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 확보에 나서며 개발은 더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물량 도입과 기존 중증, 경·중등증 치료제 및 경구용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한 예산 각 1조5천237억원, 47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 한 제약사 연구실 모습 [사진=대웅제약]
국내 한 제약사 연구실 모습 [사진=대웅제약]

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긴급 사용 승인한 코로나19 백신들은 모두 주사제 방식이다. 세계백신연합(GAVI)은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가 화이자 백신 95%, 모더나 백신 94%, 아스트라제네카(AZ)는 90%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 중인 치료제 중에서도 주사형태가 다수다. 스프레이 형태나 알약 형태가 개발 중이긴 하지만 확실한 효능을 증명한 약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 경구용 치료제 성과 앞서는 다국적 제약사들…'게임 체인저' 누가 될까

다만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현재 다국적 제약사들이 먼저 유의미한 임상 시험 결과를 내놓고 있다. 가장 앞선 것은 다국적제약업체 머크앤드컴퍼니(MSD)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RNA에 들어가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과정에 오류를 일으켜 사멸시키는 원리다. 증상이 가벼운 환자가 하루 두 번 다섯 알씩 먹는 것만으로도 크게 호전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9~10월 FDA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화이자에서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물질(PF-07321332)을 개발해 지난 3월 말부터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시작했다.

로슈의 후보물질 'AT-527'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바이러스 RNA종합효소를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임상3상에서 바이러스 노출 후 예방 요법제 사용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도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상 시험에 착수했다. 타 치료제가 1일 2회씩 5일간 복용하는 반면, 이 치료제는 1일 1회씩 5일간 복용하도록 했다.

경구용 치료제가 주목받는 건 여러 편의성 측면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현재 화이자나 모더나가 백신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생산이나 유통 등 여러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어느 약국에서나 구할 수 있을 만큼 생산, 유통이 쉬워야 하고 저렴해야 하며 알약 형태로 쉽게 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처럼 비슷한 약이 등장하면 코로나19 잠식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FDA가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긴급 승인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는 정맥 주사제로 병원에 입원한 중증환자에 한해서만 사용된다"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면 완치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증상이 가벼운 초기 감염자의 완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단백질분해 효소억제제 ‘호이스타’(만성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면서 이름이 '코리블록'(가칭)으로 바뀌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단백질분해 효소억제제 ‘호이스타’(만성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면서 이름이 '코리블록'(가칭)으로 바뀌었다. [사진=대웅제약]

◆ 국내 제약사들 경구용 치료제 임상 '박차'…최초 승인될 제약사는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승인된 품목은 총 14개이고, 경구용 치료제는 7개다.

대웅제약(코비블록), 부광약품(레보비르)과 신풍제약(피라맥스) 등은 기존 의약품으로 새 적응증을 규명하는 약물 재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임상 결과를 공개한 업체 중 후보물질의 뚜렷한 유효성을 입증한 곳은 아직 없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대웅제약이 임상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시판 중인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의 주요 성분인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가 염증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세포 표면에 있는 ACE수용체와 ACE2수용체를 닫아버린다는 점에 착안해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블록'을 개발했다. ACE수용체와 ACE2수용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기 위해서 반드시 결합해야 하는 부위로, 여기를 닫아버리면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대웅제약은 코비블록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코비블록의 임상 2b상 톱라인(핵심지표) 결과 전체 환자의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위약과 통계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상에서 '코비블록'이 호흡기 증상을 가진 50세 이상 경증 환자의 증상을 약 40%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대웅제약측은 임상 2b상 종합 결과를 3분기 안으로 도출한 뒤 3상 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물질(GLS-1027)을 개발해 현재 한국과 미국,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 푸에르토리코 등 5개국에서 코로나19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피라맥스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신풍제약은 임상 2상 탑라인 결과에서 바이러스의 음성 전환율은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으나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임상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판단해 임상 3상을 신청했다.

부광약품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LV-203 임상 2상을 지난달 완료한 상태다. 104명 환자 모집에 이어 투약을 완료하고 관찰까지 마무리한 것이다. 현재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 크리스탈지노믹스·동화약품·뉴젠테라퓨틱스·엔지캠생명과학 등도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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